샤넬 대신 스타벅스 넣었다…AK플라자 '편한 백화점' 전략 먹힐까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2.05.0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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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밀착형' 백화점 콘셉트 지향…오는 6월 AK플라자 금정점 오픈도 확정

27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 위치한 'AK플라자 광명점'. 2021.10.27.27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 위치한 'AK플라자 광명점'. 2021.10.27.


한때 백화점 업계 4위까지 올라섰던 AK플라자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명품 유치에 공을 들이는 대신 '지역 친화형' '취향 저격형' 백화점으로 누구나 편히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되겠다던 AK플라자의 전략이 코로나19로 통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다가오는 만큼 AK플라자는 이제 그동안 지속해온 전략이 빛을 발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신규 출점도 확정지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AK홀딩스 백화점 부문·AKS&D)는 오는 6월 말 경기도 군포시에 AK플라자 금정점을 오픈한다. 당초 올해 상반기 내에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패션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MD구성이 늦어져 오픈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광명점 오픈에 이어 또 다시 점포를 출점한다"며 "금정점 주변은 오피스 상권인 만큼 주변 직장인들에게 소구될 수 있는 MD를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9년 5월 세종점, 지난해 10월 광명점, 오는 6월 금정점 등 AK플라자는 최근 연달아 출점을 해왔다.
샤넬 대신 스타벅스 넣었다…AK플라자 '편한 백화점' 전략 먹힐까
최근 수년간 AKS&D의 실적은 △2019년 매출액 2487억원, 영업이익 6억원 △2020년 매출액 2131억원, 영업손실 221억원 △2021년 매출액 2267억원, 영업손실 247억원 등으로 악화됐다. 실적이 악화하면서 자본잠식률도 △2019년 54% △2020년 68% △2021년 80% 등으로 심화됐다. 다른 백화점들이 보복소비의 수혜로 승승장구할 때 명품 브랜드 라인업이 약한 AK플라자는 그 수혜를 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AK플라자 점포들 중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이른바 명품 빅3가 입점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가장 명품 라인업이 화려했던 분당점에서마저 페라가모, 버버리 등이 지난해 빠졌다.



대신 AK플라자 측은 AK플라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며 '지역 친화형' '취향 저격형' 쇼핑 공간으로 거듭나겠단 목표를 세웠다. 이후 AK플라자 분당점은 1층에 쉐이크쉑, 스타벅스 리저브, 타르틴 베이커리 등 F&B(식음료) 매장을 넣어 고객들이 편히 찾을 수 있도록 했다. AK플라자 광명점도 1층에 스타벅스, 폴바셋을 입점시키고 2층엔 500평(1653㎡) 규모의 F&B 매장 '푸드 테라스'를 넣었다. 이 같은 전략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매년 악화하면서 AK플라자의 전략이 틀린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엔데믹이 다가온 만큼 AK플라자는 이제야 연달은 출점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고객들이 사람이 몰리는 곳을 피하고 백화점에서는 명품 등 목적구매를 주로 함으로써 편안하게 찾아 시간을 보내는 백화점을 추구하던 AK플라자의 전략이 통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누그러진 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전략이 빛을 발할 때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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