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거래절벽→'어닝쇼크'…잘 나가던 인테리어 기업의 눈물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2.05.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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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가구 대표기업 한샘·LX하우시스, 원자재·물류비 등 상승에 올해 1분기 역성장

집 거래절벽→'어닝쇼크'…잘 나가던 인테리어 기업의 눈물


인테리어 기업 한샘과 LX하우시스가 원자재와 물류비 급등에 발목이 잡히면서 올해 1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을 기록했다. 원자재·물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COVID-19)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던 인테리어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5259억54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 감소했다고 밝혔다. 잠정 영업이익은 100억원21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2%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보다 낫다고는 하나 계절적 성수기를 감안하면 전년동기 감소폭이 컸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했던 한샘 영업이익(150억~166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한샘은 지난 1분기 주력사업에서 고전했다. 주택 리모델링 사업부문 매출액이 17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빠졌고, 가정용가구(홈퍼니싱)도 이 기간 매출액이 1655억원으로 13% 줄었다. 특히 주방·욕실 리모델링 사업부문 매출액이 4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5% 급감했다.

한샘은 인테리어 수요와 밀접한 주택매매 거래가 감소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한샘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시장이 악화됐다"며 "1분기 주택매매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B2B(기업 대 기업) 매출은 소폭 개선됐다.



LX하우시스도 별반 다르지 않다. LX하우시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8614억2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억3500만원으로 같은 기간 76.4% 빠졌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적자는 벗어났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했던 1분기 LX하우시스 영업이익(106억~128억원)을 밑돌았다.

건축용 단열재와 엔지니어드 스톤(인조대리석) 등 건축자재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 확대를 견인했지만 주력 제품인 창호원자재 PVC(폴리염화비닐) 가격이 지난해 60% 가량 폭등하는 등 원자재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못 미쳤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주요 원재료 가격과 국내외 물류비의 지속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생산 효율성 제고를 통해 원가 상승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인테리어 기업들이 발목이 잡힌 주요인은 원자재·물류비 등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원자재 가격이 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PB(파티클보드) 가격은 지난해 기준 한 장당 8832원에서 1만2000원으로 36% 가량 급등했지만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전망치도 부정적이다. 업계에서 제시한 한샘 목표주가는 지난해 말 주당 13만5000~16만원이었지만, 이달 8만8000~10만5000원으로 3개월 만에 35% 가량 떨어졌다. LX하우시스도 지난해 목표주가가 주당 최대 15만원에 달했으나 최근 7만9000원까지 낮아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익 부진을 야기한 요인이 변화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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