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동부 진격 계속…"키이우 공격은 푸틴이 유엔에 '가운뎃손가락' 든 것"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2.04.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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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따른 폭발이 일어나 한 보안요원이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회담 직후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2022.04.29[키이우=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따른 폭발이 일어나 한 보안요원이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회담 직후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2022.04.29


우크라이나 침공 65일째인 29일(현지시간) 몰도바 등 인근 국가로의 확전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동부에서 진격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슬로뱐스크, 바라니우카 지역에서 진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가 고르지 못한 속도로 느리게 이지움 남동·남서부로 진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주로 지상군을 움직이기 전에 공습과 포격을 행하고 있다.

다만 이 당국자는 "그들의 지상 움직임은 꽤나 느리다"라며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사용하는 포격과 공습이 그들이 원하는 만큼 효과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저항 역량을 갖췄다고 했다.



러시아의 진전과 관련, CNN은 이날 슬로뱐스크와 라이만을 잇는 고속도로 인근 철도 교량이 폭파됐다고 전했다. 이 다리는 전날 촬영된 위성 사진에는 온전하게 찍혀 있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아울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 공격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침공 개시 이후 현재까지 1950기가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최근들어 동부, 남부에 전투를 집중하고 있지만 키이우와 오데사 지역에도 공습 활동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평화 협상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에서 부정적인 발언이 나왔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잔혹 행위에 대한 대중의 분노로 협상이 붕괴되기 직전이라며 "사람들(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러시아군)을 죽이고 싶어 한다. 이런 사고가 존재할 때, 뭔가를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면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우크라이나)의 모순된 태도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라고 우크라이나 측을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우크라이나 측이 매번 게임을 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협상 프로세스에 속도를 내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내 인도주의 대피로에 외부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전날 유엔 사무총장이 방문 중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러시아가 유엔을 모욕한 것이라고 우크라이나가 주장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이번 공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구테흐스 총장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전날 키이우에 미사일 2발을 발사했으며, 이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다. 사망자는 현지 라디오 방송사인 라디오 리버티의 기자 겸 프로듀서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고정밀 장거리 미사일로 키예프(키이우)에 있는 로켓·우주분야 기업 '아르티옴'의 생산시설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키이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 지 불과 1시간 만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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