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에 13%→0% 훅 꺼진 주가...과창판 ETF에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04.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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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9시10분 KINDEX 중국과창판STAR50 거래 상황29일 오전 9시10분 KINDEX 중국과창판STAR50 거래 상황


국내 증시에 상장한 과창판 ETF(상장지수펀드) 주가가 장 초반 13% 이상 치솟았다가 5분만에 0%대로 급락했다.

유동성 공급자(LP)가 호가를 제출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괴리율이 급격히 벌어지면서 ETF 본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가 체결된 것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INDEX 중국과창판STAR50 (7,165원 ▲325 +4.75%)' ETF는 이날 전일 대비 940원(13.3%)높은 7995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ETF의 실제 가치를 나타내는 NAV(순자산가치)는 7151원이었는데 시초가가 이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면서 괴리율(주가와 NAV간 차이)은 11.8%로 급격히 벌어졌다.



통상 ETF 괴리율이 2~3% 이상 잘 벌어지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매도한 사람은 실제 가격보다 10% 이상 비싼 가격에 판 것이고 반대로 산 사람은 실제보다 10% 이상 비싼 가격에 산 셈이다.

이 ETF가 실제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된 것은 LP(증권사)가 ETF의 유동성을 공급하기 직전 거래가 체결됐기 때문이다. 유동성 공급자는 ETF 거래가격이 실제 가격과 차이가 나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제출한다.



하지만 오전 단일가 매매 호가접수시간(오전 8~9시), 증권시장 개시 후 5분간(오전 9시~9시5분), 오후 단일가 매매 호가접수시간(오후 3시20분~3시30분)에는 LP의 호가제출 의무가 면제된다. 이 시간에는 LP가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간혹 실제 가격보다 비싸거나 싼 가격에 ETF가 거래되기도 한다.

ETF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장 초반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없는 시간대에 어느 개인 투자자가 본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호가를 제출했는데 그게 거래가 체결되면서 일시적으로 괴리율이 급격히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9시6분부터 LP들이 호가를 제출하면서 ETF가격은 원래 가격인 7000원 초반대로 급락했다. 시초가 대비로는 13% 가량 빠진 가격이다.


해당 시간대에 체결된 거래량은 약 250주로 규모는 크지 않다. 거래 가격은 주당 7960~7995원으로 총 금액은 200만원이 약간 안된다. 대신증권, 키움증권, 카카오증권 등 창구에서 50~100주씩 매도가 나왔다.

해당 가격에 ETF를 판 투자자는 한 주당 900원씩 이득을 본 셈이다. 각 창구당 매도자가 한 사람이라고 하면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11만원 정도 이득이다. 반대로 이 시간대에 매수한 사람은 5분도 안 돼 13% 가량 손실을 봤다.



평소 거래량이 많지 않은 ETF는 이처럼 LP들이 호가를 제출하지 않는 시간대에 본래 가격보다 비싸거나 싼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장 초반 혹은 장 마감 직전 ETF를 투자할 때는 이같은 가격 변동성에 유의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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