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덕 키플랫폼 총괄 디렉터, 정태흠 SV Bio Ventures LP대표, 아트 에스토피난 에스토피난 그룹 대표, 제이미 한센 포트 벨보어 병원 재무책임자, 마이크 리 헬로스마트바이오 대표, 후이 펑 블루바이오 대표가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2 키플랫폼'에서 '팬데믹이 연 기회 : K-바이오의 미국 진격'을 주제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세계적 바이오 강국들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로 도약을 노린다. 바이오 강국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K-바이오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뛰어난 제품과 경쟁력을 갖춘 K-바이오 산업의 존재감 확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선진 대응으로 호평 받은 K-바이오, 미국 시장 진출은 기회"
황종덕 키플랫폼 총괄 디렉터, 정태흠 SV Bio Ventures LP대표, 아트 에스토피난 에스토피난 그룹 대표, 제이미 한센 포트 벨보어 병원 재무책임자, 마이크 리 헬로스마트바이오 대표, 후이 펑 블루바이오 대표가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2 키플랫폼'에서 '팬데믹이 연 기회 : K-바이오의 미국 진격'을 주제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마이크 리 헬로스마트바이오 대표도 "한국 바이오 제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질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 미국 FDA나 유럽 승인 접근성이 충분하다"면서 "한국 PPE(개인보호장비) 제품들의 품질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미국의 대형 유통·소매업자를 통해 승인된 공급망에 판매할 기회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미국의 베이비붐세대(1946~1965년 출생)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제이미 한센 포트 벨보어 병원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미국에는 7500만 명의 '베이비 부머'가 있고 이들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며 "한국은 이들에게 적절한 해법을 전달하는 최적의 국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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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제품 청사진도 제시됐다. 후이 펑 블루바이오 대표는 "많은 한국의 바이오 제조 업체를 방문해 본 결과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걸 알고 있다"며 "특히 KF94 마스크는 품질이 매우 좋다는 게 알려져 있으며,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검증에 따르면 이 마스크를 이용해 감염률을 94%에서 60%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펑 대표는 병원·정부 기관 등 단체계약에도 마스크가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FDA 넘어야 미국 보인다"…미국 시장 진출 위해서는 현지 협력 '필수'그러나 패널들은 위기 역시 병존한다고 경고했다. 후발 주자로 아직 존재감이 미약한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은 제품 출시의 신속성과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평가받는다. 승인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처(FDA)에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미국 내 판로 확보와 신뢰도 제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스토피난 대표는 "FDA 승인 과정은 매우 복잡해 관련 직원들과 적절한 연결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많은 바이오 기업들은 FDA 승인 과정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면서 "미국 상·하원 위원회 입법위원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자사 제품이 얼마나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지, 미국 국민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기업·정부와 협력해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리 대표는 "현실적으로 한국 등 외국 PPE 판매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직접적인 공급업체가 되기란 어렵기 때문에 미국 공급업체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에 있는 공급업체를 활용하거나 'send.gov'라는 코드를 이용해 정부 납품 기회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다. 펑 대표는 "중국의 경우 컨테이너 물류 비용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다"며 "한국은 정부 도움으로 물류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스닥에서 떨어져도 나스닥으로, 스팩 활용하면 'K-바이오' 길이 보인다"
정태흠 SV Bio Ventures LP 대표가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2 키플랫폼' 총회에서 '미국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기업 공개'에 대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한국 바이오 기업도 스팩을 통해 상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정태흠 에스브이바이오벤처스(SV Bio Ventures) 대표는 이날 토의에서 "최근 5년의 데이터를 보면 나스닥 수익률이 130%인데, 같은 돈으로 코스닥에 투자했을 때 4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이런 좋은 시장에 한국 회사가 많이 등록돼 거래되고 성장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의 경우 스팩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존 IPO 규정으로 상장이 힘들어 코스닥에서 고배를 마셨더라도 스팩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면서 "현금 흐름이 안 좋은 경우도 스팩 상장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팩은 IPO와 M&A(인수합병)를 같이 하기 때문에 많은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