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메'의 시간이 왔다"…탈마스크에 화색 도는 립스틱株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4.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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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색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27일 오후 서울시내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2.04.27[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색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27일 오후 서울시내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2.04.27


566일간 화장품 소비를 억누른 '마스크 불황'이 드디어 종료된다. 이제 마스크를 벗고 립스틱 곱게 바를 '풀메이크업'의 시간이 왔다.

오는 5월2일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소식에 화장품 주식이 일제히 비상했다. 지난해부터 위드코로나 기대감이 고조될 때마다 주가가 올랐다 내리며 희망고문을 이어가던 화장품주가 드디어 본격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맞는다.



29일 오후 1시29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제이준코스메틱 (6,410원 ▼10 -0.16%)은 전일대비 12.62% 오른 1205원에 거래 중이다. 한국화장품 (6,610원 ▼80 -1.20%)도 12%대 상승 중이며 에이블씨엔씨 (6,450원 ▼70 -1.07%)가 2%대 강세다. 코스맥스도 1.79%, 아모레퍼시픽도 1.97% 상승 중이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COVID-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혼자만의 산책이나 가족 나들이에서 조차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국민들의 불편함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유행병 창궐이 화장품기업에 남긴 상처는 처참했다. 얼굴의 반 이상을 마스크로 가리는 '마스크 뷰티'는 화장품 기업 실적을 반토막낸 재앙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국내 대표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은 1430억원으로 66.6% 급감했다. 코로나 쇼크에 아모레퍼시픽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까지 실시했다. 2020년 매출액은 5년 뒤로 밀린 2015년 수준으로, 영업이익은 2007년 이전까지 후퇴했다.

2020년 화장품 생산실적에서 색조화장품류 생산실적은 전년비 21.5% 감소하며 화장품 전체품목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그해 국내 색조화장품 시장은 22% 역성장했다. 로레알의 색조 전문 브랜드 슈에무라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까지 겹치며 2021년 9월30일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이 진행되면서 소비자 늘어날 카테고리는 색조화장품이 자명하다"며 "색조화장품 제조업체 및 전문 브랜드 등 밸류체인(공급망에 소속된 기업들)에 대한 관심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풀메'의 시간이 왔다"…탈마스크에 화색 도는 립스틱株
상장사 중 색조화장품 전문업체로는 클리오 (31,800원 ▼200 -0.63%)와 아이패밀리SC가 있고 에이블씨엔씨 (6,450원 ▼70 -1.07%)(미샤)와 토니모리 등 로드숍 브랜드도 색조 비중이 큰 편이다. 애경산업 또한 마스크뷰티로 색조 화장품 매출이 급감한 곳이다. 유안타증권은 클리오와 애경산업의 색조매출 비중은 각각 80%, 91%로 향후 색조화장품 시장 회복시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했다. 그밖에 아모레퍼시픽(색조 매출비중 21%) 신세계인터내셔날(20%) 에이블씨엔씨(31%)도 색조 비중이 상당했다.


화장품을 제조, 개발, 생산해 브랜드에 납품하는 ODM업체의 경우 코스맥스 (129,000원 ▼3,500 -2.64%)의 색조화장품 매출 비중이 44%에 달했다. 특히 씨앤씨인터내셔널 (81,400원 ▼900 -1.09%)은 색조 ODM 전문기업으로 색조 비중이 100%에 달한다.

2년에 걸친 '마스크불황'의 터널 끝을 알리듯 전일 아모레퍼시픽 (142,200원 ▲500 +0.35%)은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58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1250억원)를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구조조정의 결과로 비용 효율화에 성공한 덕분이었다. 중국에서 공들인 K-뷰티 대표 브랜드 설화수의 약진이 전사 이익을 견인했다.

탈마스크 조치에 내수시장 회복이 예상되지만 K뷰티 최대 수출 시장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이다. 또 C뷰티 현지 브랜드의 고성장으로 K뷰티 브랜드의 중국 내 입지도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절대적이나 지나친 중국 의존도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이슈에 따라 실적과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요인이 된다"며 "K-컬쳐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대일본, 대미국 화장품 수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K-뷰티가 중국을 넘어 글로벌 화장품 산업의 중심이 될 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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