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이란 멋있는 이름 뒤에 있는 스타트업의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1조원은 투자금을 고려한 기업가치일 뿐 실제는 중소기업이다. 중고거래 커뮤니티로 유명한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는 3조원에 이르지만, 직원은 300명에 불과하다. 매출도 300억원이 채 안 되고 아직 적자 상태다. 다른 유니콘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래도 유니콘은 사정이 낫다.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이보다 못한 스타트업이 무수히 많다.
그렇다고 대학교수가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영향력 높은 해외 논문을 써야 하는 그들에게 스타트업은 하나의 연구 주제일 뿐이다. 국내 현실을 이야기해도 교수들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그보다는 미국이나 유럽의 사례를 제시하며 우리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타트업계가 "국내 시장은 우리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미국 기업이 장악한 유럽과 다르다"고 이야기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우리도 유럽처럼'이다.
언론의 또 다른 기능은 의제 설정이다. 이미 이슈가 된 주제에 관한 기사로는 부족하다. 스타트업을 힘들게 하는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사회적 아젠다로 만드는 것 또한 언론의 몫이다. 기사의 깊이도 중요하다. 어느 저명한 교수가 이야기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현장에서 던진 질문에 맞는 답을 찾아야 한다.
머니투데이가 스타트업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유니콘팩토리를 시작한지 이제 1년이 됐다. 지금까지 다양한 소식을 제공하면서 스타트업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해왔다. 앞으로는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어 끙끙 앓고 있는 스타트업의 문제를 사회 아젠다로 만드는 역할도 적극 해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