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는 지난 26일 중국에 '검은사막 모바일'을 출시했다. /사진=펄어비스
2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검은사막M은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기준 42위를 기록했다. 27일 아침 29위에서 하루 만에 13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검은사막M이 출시 초기 매출 10위권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오늘만도 31위→37위→42위로 순위가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펄어비스 주가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출시 당일 약 7% 올랐던 주가(9만8000원)는 전날 24.3%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6만7000원으로 9.7% 하락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해놓고 정작 지인에겐 '적정주가는 6만원'이라는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아예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6만원으로 40% 낮췄다.
중국 애플 앱스토어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 추이. /사진=모바일인덱스 캡처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모바일 게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시장으로, 검은사막M이 20위권에만 머물러도 선방한 셈"이라며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가 1위를 유지하는 등 이용자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만큼 주말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펄어비스가 안정적인 게임출시를 위해 과금 요소를 덜 넣었다는 분석도 있다. 검은사막M은 다른 MMORPG와 달리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지 않아 국내에서도 '착한게임'으로 불렸다. 여기에 중국 게임산업 규제를 피하고자 기존 BM(수익모델)마저 줄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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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M은 원활한 판호 획득을 위해 2주치 빌드에 본격적인 BM을 포함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공성전, PvP(이용자 간 대전) 등 핵심 콘텐츠도 제외한 채 론칭됐다"며 "BM이 대폭 강화되고 핵심 콘텐츠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매출 순위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게임 시장, 韓 텃밭 아냐"한국게임 텃밭으로 여겨졌던 중국에서의 부진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판호 규제만 풀리면 막대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장밋빛 전망에 불과했던 셈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국내 개발자들도 중국이 모바일게임을 더 잘 만든다고 인정하는데, 정작 게임업계는 중국을 10년 전 수준으로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진출을 포기하는 게임사가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시장 진입도 어려운데 매출을 내긴 더 힘들어져서다. 위 학회장은 펄어비스 사례로 "'중국시장이 뚫려도 안 되는구나'라며 자포자기하는 기업이 나올까 우려스럽다"라며 "게임은 생선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정부가 게임산업을 위해 판호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