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그룹은 25개 계열사에 공정자산총액이 5조500억원으로 집계돼 다음달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다. 2008년 대기업 자산총액 기준이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상향되면서 제외된 후 14년 만의 재진입이다. 이에 따라 농심그룹은 공정거래법 등 20개 법률을 통해 새로운 규제를 받게 된다. 일례로 공시의무 대상이 대폭 늘어 총수에 이익이 되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등의 행위에 대한 감시를 받을 전망이다.
농심그룹은 수직계열화가 잘 이뤄진 사례로 손꼽힌다. 라면 스프 등을 제조하는 태경농산과 포장재를 만드는 율촌화학 (32,600원 ▼1,750 -5.09%), 라면 등 식품을 생산하는 농심 (373,500원 ▼6,500 -1.71%)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기준 율촌화학의 내부거래 비중은 40%, 태경농산은 52%로 높은 편이다. 농심은 장남 신동원 회장이, 율촌화학은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이끈다. 태경농산은 신동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가 100% 보유한 회사다.
업계에선 농심이 형제간 계열분리 수순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신춘호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지분 상속이 마무리됐고,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면서 수직계열화 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유력한 방식은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율촌화학 주식과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의 교환이다.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13%를, 농심홀딩스는 율촌화학 지분을 32% 갖고 있다.
삼남 신동익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유통기업 메가마트는 비교적 독립적이다. 신동익 부회장이 56% 보유해 지분관계가 복잡하지 않다. 다만 메가마트가 54% 보유한 자회사 엔디에스의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신동원 회장 15%, 신동윤 부회장 11%의 지분을 정리하면 계열분리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형제간 계열분리에 대한 논의를 들은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농심 신동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