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된 농심, 형제간 계열분리 속도내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2.04.29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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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된 농심, 형제간 계열분리 속도내나


농심그룹이 대기업에 포함됨에 따라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등의 규제를 받게 되면서 형제간 계열분리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수직계열화된 그룹 구조로 인해 계열사 간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형제간 계열분리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그룹은 25개 계열사에 공정자산총액이 5조500억원으로 집계돼 다음달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다. 2008년 대기업 자산총액 기준이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상향되면서 제외된 후 14년 만의 재진입이다. 이에 따라 농심그룹은 공정거래법 등 20개 법률을 통해 새로운 규제를 받게 된다. 일례로 공시의무 대상이 대폭 늘어 총수에 이익이 되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등의 행위에 대한 감시를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농심그룹은 자산 취득을 자제하고 기업을 계열분리 하는 방식으로 자산 5조원 미만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조미 어육식품 제조사인 우일수산을 독립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 신춘호 회장의 미망인 김낙양 여사의 4촌이 운영해 그동안 농심의 관계사로 포함됐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정돼 농심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해 율촌화학이 신규 시설투자에 따른 부채가 570억원 늘어났고, 그룹 전체의 사업이익이 늘어나면서 대기업 기준을 500억원 초과했다.

농심그룹은 수직계열화가 잘 이뤄진 사례로 손꼽힌다. 라면 스프 등을 제조하는 태경농산과 포장재를 만드는 율촌화학 (38,150원 ▲400 +1.06%), 라면 등 식품을 생산하는 농심 (531,000원 ▲17,000 +3.31%)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기준 율촌화학의 내부거래 비중은 40%, 태경농산은 52%로 높은 편이다. 농심은 장남 신동원 회장이, 율촌화학은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이끈다. 태경농산은 신동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가 100% 보유한 회사다.



이같은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을 받아온 농심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설명한다. 농심 관계자는 "대기업 규제를 받지 않겠다고 이익이나 투자를 줄일 수는 없지 않느냐"며 "시중거래가격의 7% 오차를 벗어나지 않은 거래는 사익편취로 보지 않겠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어서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년전 이같은 기준을 벗어난 내부거래가 있었는지 전수조사를 했지만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농심이 형제간 계열분리 수순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신춘호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지분 상속이 마무리됐고,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면서 수직계열화 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유력한 방식은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율촌화학 주식과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의 교환이다.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13%를, 농심홀딩스는 율촌화학 지분을 32% 갖고 있다.

삼남 신동익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유통기업 메가마트는 비교적 독립적이다. 신동익 부회장이 56% 보유해 지분관계가 복잡하지 않다. 다만 메가마트가 54% 보유한 자회사 엔디에스의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신동원 회장 15%, 신동윤 부회장 11%의 지분을 정리하면 계열분리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형제간 계열분리에 대한 논의를 들은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농심 신동원 회장농심 신동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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