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사 전유물 안구건조증...국내 제약사 도전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4.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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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전유물 안구건조증...국내 제약사 도전 성공할까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봄철 대표적인 질환으로 안구건조증이 꼽힌다. 현재 국내외 시장에 판매되는 치료제는 2개뿐인데 환자가 증가추세라 시장 성장성이 큰 것으로 전망돼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 (4,590원 ▼90 -1.92%)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YP-P10'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YP-P10은 하루 2회 투여해 염증에 의한 안구건조증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동물 실험에서 항염증 기전과 각막 상피세포 치유 효과가 입증됐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함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HL-036'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실시했던 임상시험에서 이 물질이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후 두번째 임상에 들어갔다.



회사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미국 법인 HPI의 최고의학책임자(CMO)이자 최고개발책임자(CDO)인 알미라 차비 박사를 영입했다. 차비박사는 안과 신약 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머크, 제넨텍 등 글로벌 제약사 안과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중국에서는 한올바이오파마의 현지 파트너사 하버바이오메드가 현지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연내 허가 승인을 받아 내년 시장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외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앨러간의 레스타시스, 노바티스의 자이드라 뿐이다. 국내에서는 삼일제약이 레스타시스를 판매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이 품목으로 지난해 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4.5%를 차지한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레스타시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5.7% 늘어난 3억6400만달러(약 4373억원)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미래가 밝다고 본다.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미세먼지 등으로 환자가 늘면서 치료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 세계 안구건조증 유병 인구는 1억250만명으로 집계됐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2016년 2조6000억원에서 2026년 6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은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가 한 환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약"이라며 "시장성이 클 수밖에 없는 품목"이라고 했다.

시장성이 크지만 제약사가 개발하기 쉬운 품목은 아니다. 다른 질환과 비교했을 때 임상 시험 과정에서 약의 효과를 수치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평가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국내 업체 휴온스는 지난해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 2상을 자진 취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이라는 질환의 심각성이나 증상 개선을 수치화하기 어렵다"며 "제약사가 임상 과정에서 이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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