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고양이 불치병 FIP 치료제 나온다..."생존율 95%"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2.05.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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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홍근 휴벳 대표 "내년 하반기 품목허가 기대,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도약"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국내에서 반려동물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감염된 동물은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서 기르던 새끼 고양이 한 마리로, 역학조사 및 대처 과정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전파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당국은 설명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닌 만큼 관련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모습. 2021.1.25/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국내에서 반려동물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감염된 동물은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서 기르던 새끼 고양이 한 마리로, 역학조사 및 대처 과정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전파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당국은 설명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닌 만큼 관련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모습. 2021.1.25/뉴스1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병은 전염성 복막염(FIP)이다. FIP는 장에 존재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돼 발생하고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진단을 받는 순간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FIP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예정이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벳은 오는 6월 식품의약안전처에 FIP 합성신약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에서 FIP에 걸린 80마리의 고양이 가운데 95%가 생존했다.

오홍근 휴벳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고양이가 FIP 진단을 받으면 안락사를 시키는 사례가 많았지만, 내년 하반기 품목허가를 받으면 반려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대 수의대를 졸업한 오홍근 대표는 2007년 동물신약개발 및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기업인 휴벳을 창업한 뒤 건강기능식품 효능 평가 등을 주로 하다 2017년 동물의약품 개발기업으로 피봇팅(Pivoting, 사업전환)을 했다. 2019년 FIP 치료제 개발을 시작하면서 마그나인베스트먼트로부터 첫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1월에는 14억원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오 대표는 2017년 중국 제약사의 초청으로 강사 활동을 하면서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FIP 치료제를 알게 됐다. 이 치료제는 사료 첨가제로 등록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중국에서 직구로 구입해 자가 치료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치료제 개발을 결심했다.

'치사율 100%' 고양이 불치병 FIP 치료제 나온다..."생존율 95%"

중국에서 판매 중인 FIP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비슷한 적응 기전을 가진 물질 'GS-441524'로 만든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복제하는 과정을 차단하는 뉴클리오시드 유사체의 일종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FIP에 걸린 고양이 31마리에게 GS-441524를 12주간 접종한 결과 25마리가 장기 생존했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중국에서는 GS-441524의 특허 등록이 돼 있지 않았고, 이를 이용한 업자가 사료 첨가제로 만들어 팔고 있던 것이다.

휴벳은 지난해 GS-441524의 국내 합성에 성공했고, 유럽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 인증(EU-GMP)를 획득한 이글벳에서 물질 생산을 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1월 검역본부에서 FIP 치료 주사제와 경구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동시에 허가받았다.

이번 임상시험은 휴벳과 네트워크가 구축된 전국 73개 동물병원에서 FIP에 걸린 고양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접수 4개월만에 60마리가 참여할 만큼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오 대표는 "전 세계 고양이의 80~90%가 FIP 보균 고양이이고, 국내에서만 30만 마리가 확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매일 주사를 맞아야하는 치료제를 일주일에 한번 맞을 수 있도록 개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 파이프라인 확대
휴벳은 FIP 치료제 외에도 생명공학연구원, 전북대 수의대와 공동으로 천연물인 적소두 기반의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전국 10개 병원에서 40마리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반려견은 가려운 곳을 긁으면 상처가 나고, 그 상처에 세균이 감염되면서 고통스러워한다. 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는 장시간 사용 시 내성이 생기고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오 대표는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반려견들에게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반려견 아토피 치료제 시장의 5%인 약 1100억원 규모의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벳은 반려묘, 반려견 신약 개발을 기반으로 반려동물 장기이식, 난치질환 전임상을 위한 영장류 사료 개발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라북도 익산에 구축 중인 국가 동물케어 클러스터 플랫폼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시리즈A 투자유치금으로 신약 후보물질 라이선스를 사들여 개발 품목을 확대하고, 우수한 연구진들을 영입할 계획이다"며 "펫팸족(Pet+Family)을 위한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오홍근 휴벳 대표 오홍근 휴벳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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