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찾은 미디어 아트 거장..'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展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04.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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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영상·미디어 작가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신작 '야성적 충동' 대표작 23점 소개

히토 슈타이얼, 안 보여주기 빌어먹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MOV 파일, 2013.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히토 슈타이얼, 안 보여주기 빌어먹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MOV 파일, 2013.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이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장소로 한국을 선택했다. 오는 29일부터 9월18일까지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에서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전을 열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시대 속 기술과 인간이 빚어내는 다양한 현상을 조명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동시대 미술계 거장을 국내 관람객에게 꾸준히 알려왔다. 2017년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2019년 제니 홀저, 지난해 아이 웨이웨이에 이어 올해는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이자 영화감독, 비평가인 히토 슈타이얼의 작품세계와 철학을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히토 슈타이얼은 디지털 사회의 이면과 그 속에서 생산되는 이미지의 새로운 문법을 추적하고, 기술·자본·예술·사회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작품과 저술활동을 선보여왔다. 베니스 비엔날레와 카셀 도쿠멘타, 파리 퐁피두센터 등에서 전시를 다수 개최하는 등 2000년대 이후 국제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전시 제목인 '데이터의 바다'는 히토 슈타이얼의 논문 '데이터의 바다: 아포페니아와 패턴(오)인식(2016)'에서 인용한 것으로,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등 오늘날 또 하나의 현실로 여겨지는 디지털 기반 데이터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전시 기획의도를 담았다. '독일과 정체성'(1994), '비어 있는 중심'(1998) 등 다큐멘터리 성격의 초기 영상작품부터 알고리즘, 인공지능(AI), 로봇공학 등 디지털 기술과 인간사회의 관계를 조명하는 근작 '소셜심'(2020), 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 신작 '야성적 충동'(2022)까지 23점을 선보인다.



히토 슈타이얼은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에게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각종 재난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술은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 △디지털 시각 체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지구 내전, 불평등 증가, 독점 디지털 기술로 명명되는 시대에 미술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디지털 자본주의와 네트워크화된 공간 속에서 디지털 문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상에 대한 사유와 성찰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시 기간 동안 히토 슈타이얼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와의 대화 및 연계 학술행사도 진행된다. 또 초기 영상작품을 집중 감상할 수 있는 연계 상영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히토 슈타이얼의 다큐멘터리적 시각의 근간이 되는 초기영상 작품 7편을 5월27일부터 7월17일까지 MMCA 필름앤비디오에서 상영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28일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영상·미디어 장르에 있어 선구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히토 슈타이얼의 기념비적인 기획"라며 "예술, 디지털 기술, 사회에 관한 흥미로운 논점을 제안해온 작가의 진면모를 마주하고 많은 담론들이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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