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조 가덕도신공항, 전체 '예타 면제' 국책 사업과 맞먹는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2.04.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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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0조 가덕도신공항, 전체 '예타 면제' 국책 사업과 맞먹는다


정부가 국가 정책 추진사업으로 '프리 패스'를 부여한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논린이 지속되고 있다. 최대 사업비가 현 정부에서 프리 패스를 받은 모든 국책사업들의 사업비를 합친 규모에 육박할 정도로 큰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비는 예상보다 큰 반면 경제성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추진사업계획은 이달 2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거쳐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국가 정책 추진사업으로 결정된 만큼 사실상 면제가 확정적이다. 1999년 도입된 예타는 예산 낭비, 사업 부실을 막기 위해 총사업비 500억 원, 국가 재정지원 300억 원 이상인 대규모 재정사업을 검증하는 제도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그동안 예타 면제를 받은 사업 중 단일 규모 최대 사업이 될 전망이다. 현 정부에서는 2019년 수도권과 지역 경제 격차를 줄인다는 목적으로 전국에서 23개 정책사업을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지정해 예타를 면제해줬다. 예타 면제를 받은 전체 사업비 규모는 24조1000억원이다. 남부내륙철도(4조7000억원), 평택~오송 고속철도(3조1000억원), 사상~해운대 민자고속도로(2조원), 새만금 국제공항(8000억원)등이 대표적이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예타 면제가 결정되면 현재까지 예타 면제를 받았던 사업 중 단일 규모 최대 사업이 된다. 앞서 진행한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의 사업비는 활주로(3500m) 1개 기준 13조7000억원이다. 이는 가장 경제적인 공법으로 책정한 사실상 최소 비용이다.



활주로 1개 더 늘리면 6조9000억원, 해상구조물 설치 시 21조원까지 급증
현재 계획안에서 국내선 등 활주로 1개를 더 지으면 6조9000억원이 추가된다. 만약 건설공법이 현재 가정한 방식에서 바뀔 경우에도 비용은 크게 불어난다. 해상 구조물(잔교식, 부유식) 설치나 인공섬(모래 매립) 조성 등이 필요하면 부지조성 예상 비용만 21조원 이상으로 증가한다.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 전체 사업 비용에 맞먹거나 이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활주로 2500m의 중소형 규모 국제공항으로 추진되는 새만금 국제공항보다는 비용이 20배가량 더 들어간다.

사업비는 역대급으로 큰 반면 경제성은 크게 떨어진다. 가덕도신공항의 비용편익분석(B/C)은 0.51~0.58로 나타났다. 이용객이 없어서 개점휴업 상태였던 무안공항의 비용편익분석(B/C)이 0.49 수준이었다. 비용편익분석 결과가 1보다 낮으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 비용보다 편익이 낮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는 인천국제공항처럼 개항 이후에 경제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항의 운영방식에 따라 인천공항처럼 충분히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주변 배후 시설, 인프라와 연계 여부에 따라 국제선 거점공항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사례와 비교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990년대 허브공항으로 추진됐던 인천국제공항은 전체 사업비가 5조6000억원 수준으로 통화가치 상승분을 고려해도 가덕도신공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경제성 분석도 당시와 차이가 있다. 경제성 분석도 당시와 차이가 있다. 인천공항의 비용편익분석 결과는 1.4였다. 다만 경제성 분석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서 대규모 사업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과하게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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