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뿐 아니라 부자재도 막힌다…제약업계 덮친 '베이징 봉쇄' 공포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4.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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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뿐 아니라 부자재도 막힌다…제약업계 덮친 '베이징 봉쇄' 공포


중국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COVID-19) 유행이 번지면서 일부 봉쇄 조치가 내려지자 현지 법인을 둔 제약 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27일 한미약품 (311,500원 ▼3,500 -1.11%)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현지 법인에 타격이 없지만 추후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유행이 장기화 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베이징은 차오양구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지를 임시·관리 통제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사실상 봉쇄에 들어갔다. 앞서 봉쇄에 들어간 상하이, 단둥에 이어 도시 전체가 봉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제약사 중에는 한미약품이 베이징 순이구에 현지 법인 '북경한미'를 뒀다. 북경한미는 어린이 의약품에 중점을 두고 있고 원료 공급부터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생산시설을 갖췄다. 지난해 증설 공사를 마치면서 시럽제 의약품 생산량을 이전보다 3배 넘게 늘렸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시 전체 봉쇄 조치를 내릴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북경한미는 이미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바 있다. 앞서 2019년 2544억원이었던 매출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203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에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2887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1% 늘어난 948억원을 기록했다. 유행 규모 확산으로 베이징 전체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 생산 공장 운영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호실적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일양약품, 대웅제약, 광동제약 등이 중국 내 베이징이 아닌 지역에 현지 법인을 뒀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중국 정부는 전파를 차단하는 제로 코로나 방역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발생을 차단한다는 제로 코로나로 이전부터 다른 나라에 비해 강도 높은 조치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베이징 봉쇄가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중국은 코로나19가 시작될 때부터 다른 나라에 비해 강도 높게 관리·감독해왔다"며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상하이가 한 달 간 봉쇄에 들어가면서 중국산 원료의약품 공급 차질로 국내 제약 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료의약품은 시장에 공급되는 최종 단계인 완제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사람에게 투여하기 용이한 제제를 생산하기 바로 전 단계 의약품으로, 화합물 원료에서 복잡한 화학구조의 의약중간체를 거쳐 만들어진다. 고가 원료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저가의 원료는 인도나 중국에서 들여온다. 합성의약품 개발에 쓰인다. 국내에서 대형 제약사들은 원료를 조달하는 전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6억8014만8000달러(약 8500억원)이다. 원료의약품 전체 수입액 20억155만4000달러(약 2조5200억원)의 33%를 차지한다. 협회 관계자는 "상하이 봉쇄로 모든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고 의약품 역시 타격이 어쩔 수 없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쓰는 소모품과 부자재 비용이 상승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감소 이후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원료의약품 뿐 아니라 여러 부자재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으로 안다"라며 "R&D 업체들은 소모품 비용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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