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암울한 LCC "여객수요 코로나 이전 10분의 1...전향적으로 열어달라"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2.04.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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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임세영 기자 = 17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여객기 모습이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영향으로 독점 노선에 대한 운수권 재배분에 따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중 처음으로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배분 받았다. 2022.4.17/뉴스1  (인천공항=뉴스1) 임세영 기자 = 17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여객기 모습이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영향으로 독점 노선에 대한 운수권 재배분에 따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중 처음으로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배분 받았다. 2022.4.17/뉴스1


방역수칙 완화로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은 내년이나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객 회복 속도가 더디고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적자 규모가 불어나 LCC의 경영정상화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국제여객을 이용객수는 15만3693명으로 전주 대비 7.3% 증가했다. 1월 첫주(8만9803명)와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늘었고 그 전주와 비교해도 7.3% 올랐다. 정부의 방역수칙 완화 이후 국제선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국내여객 이용객수도 150만4592명으로 집계됐다.



정상화까진 갈길 멀어...단계적 정상화 때는 LCC 올해 적자 탈출 불가능
여전히 암울한 LCC "여객수요 코로나 이전 10분의 1...전향적으로 열어달라"
LCC의 실적은 여객수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같은 대형 항공사는 화물운송으로 이익을 올릴 수 있지만 LCC는 오롯이 여객수요에 수익을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방역수칙 완화를 통한 여객수요 회복은 LCC가 학수고대하던 것이었다.



다만 여객수요 회복세가 기대보다 더디다. 정부가 국제선 공급량을 서서히 늘리고 있지만, 업계의 기대에는 못미친다. 코로나19 사태 전 대비로는 11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로 인해 올해 연말까지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여객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의 국제선 예측자료에 따르면 월별 일일 여객 수는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7월에야 2019년의 42% 수준까지 회복된다. 연말인 11월에도 2019년 대비 7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승객 회복이 더디면 LCC는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이미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제주항공 (10,620원 ▼100 -0.93%)은 매출 1003억원, 영업손실 6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2019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적자다.

진에어 (13,300원 ▼60 -0.45%)는 1분기에 매출 812억원, 영업손실 40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9%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601억원)대비 줄었다. 티웨이항공 (2,840원 ▲30 +1.07%)의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4% 증가한 570억원, 영업손실은 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주요 LCC 3사의 영업손실 추정치는 3730억원이다. 업체별 영업손실 금액 규모는 △제주항공 1466억원 △진에어 1014억원 △티웨이항공 1250억원이다.


"하늘길 더 열어야...각종 규제 완화도 필요"
항공업계는 정부의 국제선 회복 발표에 따라 5월부터 국제선 정기 항공편 허가가 대거 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새로 허가 받은 노선 중 상당수가 주 1회 운항만 가능해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경우 오사카행 비행기가 코로나 이전에 일 15편이 운항했지만 현재는 주2회만 가능하고 5월에도 주3회에 불과하다.

여전히 해외여행에 제약이 많은 것도 문제로 꼽았다. 현재 해외여행을 마친 후 귀국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 해외에서 PCR 검사를 받으려면 추가로 비용을 내야 하는데 검사 비용만 100~200달러 수준이다. 가족이 해외여행을 갈 경우 검사비용으로만 100만원 가까운 돈을 추가로 내야 한다.

격리 면제 조건도 아직 까다롭다. 격리면제 조치에서 인정하는 접종완료자는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고 180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이다.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났다면 3차 접종을 해야 인정받는다. 접종 연령이 되지 않은 어린이나 의학적인 문제로 백신 접종을 못했다면 여행 후 1주일간 격리가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운항허가가 기대했던 양에 비하면 한참 못미친다"며 "전향적으로 하늘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여객수요 회복은 기저효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것이지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각종 규제의 빠른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LCC의 부채비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티웨이항공은 1453%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588%, 진에어는 248%의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LCC 관계자는 "7월이 되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도 끊길 수 있다"며 "LCC 생존을 위해 정부가 더 빠르게 움직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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