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세노바메이트 찾아라"…오픈이노베이션 힘주는 SK바이오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4.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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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세노바메이트 찾아라"…오픈이노베이션 힘주는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89,800원 ▲1,400 +1.58%)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힘을 준다. 신약 개발 신기술 도입을 위해 외부 협력을 2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항암제와 뇌전증 치료제 영역에서 외부 협력이 시작됐다. 이를 통해 이미 글로벌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 문턱에 선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잇는 신약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최근 유빅스테라퓨틱스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SK바이오팜과 유빅스테라퓨틱스는 공동으로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초기 임상을 수행한다. SK바이오팜은 양사 협력을 통해 확보한 후보물질을 항암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표적단백질분해(TPD: targeted protein degrader) 기술을 보유한 항암신약 개발 기업이다. 기존 표적항암제가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해 암을 치료한다면 TPD 기술은 암을 유발하거나 전이시키는 단백질 자체를 분해한다. 기존 항암제로 공략하기 어렵던 암을 겨냥할 수 있는 셈이다. 양사 협력엔 이 기술이 적용된다.

지난 1월에는 바이오오케스트라와 마이크로리보핵산(miRNA) 기술을 접목한 신약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miRNA는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생성을 조절하는 RNA의 일종으로 다양한 질환을 진단, 치료할 수 있는 물질로 주목받는다. miRNA 기술을 바탕으로 양사는 뇌전증 질환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뇌전증을 넘어 앞으로 다른 중추신경계 질환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은 올해 약 4개월간 두 건의 신약 외부협력 협약을 맺게 됐다. 회사가 보유한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 자체 발굴을 통해 나온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움직임이다. 빠른 속도로 유망 신약 후보물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외부 선도 플랫폼 기술을 받아들이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본격 가동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R&D 플랫폼 혁신과 신약 개발 신기술 도입을 위한 외부협력을 2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성공 이후 제 2의 세노바메이트가 나와야 장기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상태였다.

세계에서 신약 진입문턱이 가장 높은 미국을 뚫은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보다 6배 급증한 782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에는 지난해 두 배인 16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남미,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으로도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수출을 추진중이어서 세노바메이트 관련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세노바메이트를 제외하면 뚜렷한 수익원이 없는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 특허 만료 및 또 다른 신약 등장에 따라 시장 장악력이 약해지는 신약 숙명을 감안하면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잇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나와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SK바이오팜은 올해 초 희귀 난치성 소아 뇌전증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3상과 표적항암제 SKL27969의 미국 임상 1상에 착수했다. 여기에 외부 협력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포트폴리오가 추가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망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R&D 혁신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며 "차세대 기술을 접목해 혁신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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