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에 수십억, 동창회에도…' 바이오사 활발한 주식 증여 왜?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4.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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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임원 7명 증여
"대주주 양도소득세 감안" 해석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바이오사 주주들이 친인척, 동문회 등에 잇따라 보유주식을 증여했다. 그 결과 이들 친인척들은 적게는 4000만원, 많게는 11억원이 넘는 주식을 갖게 됐다. 업계에선 친인척에 주식을 증여한 목적을 '절세'와 연관짓는 모습이다.

'친인척에 수십억, 동창회에도…' 바이오사 활발한 주식 증여 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21일부터 4월 14일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 (58,300원 ▼200 -0.34%) 임원 7명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친인척에 증여했다. 총 3만4936주, 액수는 종가 기준 51억1586만원 규모다.



세부 내역을 보면 △박진용 퀄리티 유닛장 8000주(11억400만원) △류지화 임상허가개발실장 7000주(9억5200만원) △이상균 L하우스 공장장 7000주(10억7100만원) △이대현 원액생산실장 3600주(5억6520만원) △배창민 QA실장 4000주(6억2800만원) △이수진 바이오2실장 600주(9000만원) △박영주 IR실장 4736주(7억566만원)다. 이번 증여 이후 이들의 보유주식은 적게는 0주, 많게는 1만3275주 남았다.

업계에선 이번 증여를 절세와 연결짓는다. '양도소득세 절감' 측면에서다. 상장사 주식을 10억원 이상(연말 기준) 보유한 이는 해당 회사 대주주로 분류된다. 이번 증여에 나선 SK바이오사이언스 임원 대부분도 작년 대주주가 됐다. 대주주가 되면 보유주식 매도시 22% 이상의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 하지만 가족 간 증여시엔 양도소득세가 절감되는 길이 열린다. 배우자는 6억원, 자녀는 2000만원까지 비과세 대상이어서다.



주가가 작년 대비 낮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8월 30만원을 넘어섰던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최근 13만원대로 떨어졌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작년 대비 올해 바이오 주가가 폭락한 상황"이라며 "주가가 떨어졌을 때 증여가 이뤄줘야 세금 측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도 감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개인 재산으로 개인이 판단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증여 사례는 다른 바이오사에서도 발견됐다. 박셀바이오 (17,200원 ▲130 +0.76%)는 이제중 대표 친척인 이제완씨, 이미영씨가 올해 1월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11만8234주를 친인척에 증여했다. 액수로는 총 47억9000만원 규모다. 이에 따라 두 사람 친인척 16명은 평균 3억원의 박셀바이오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5명을 제외하곤 모두 주식을 1억원 이상 증여받았다. 1억원대 3명, 2억원대 1명, 4억원대 4명, 5억원대 1명, 7억원대 2명이다.

씨젠 (22,100원 ▲200 +0.91%)은 천종윤 대표의 삼촌 천경준 회장이 지난 2월 증여에 나섰다. 7일에는 부인인 안정숙씨와 함께 자녀에 씨젠 주식 총 90만주(각각 45만주, 513억원 규모)를 증여했다. 이어 17일에는 혼자 자신이 졸업한 한양대 총동문회 외 13인에 총 7만6480주(38억2400만원) 주식을 증여했다. 그 결과 천 회장의 씨젠 주식은 현재 192만5002주(지분 3.69%)가 됐다. 씨젠 주가도 작년 16만원이 넘었으나 올해는 1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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