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리튬 폭등 수수방관…적폐 몰린 자원개발 '잃어버린 10년'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4.26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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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리튬 폭등 수수방관…적폐 몰린 자원개발 '잃어버린 10년'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제한, 요소 수급난, 원자재가 급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일련의 사태들을 거치면서 자원안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냉대했던 자원개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민간에만 맡겨두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기업 등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2020년 신규 해외자원개발 단 5 건?···적폐로 몰리며 자원개발 사실상 '손절'
25일 해외자원개발협회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투자 규모는 지난 2014년 63억2300만달러(7조9100억원)에서 2020년 14억900만달러로 77.7% 감소했다. 석유가스 부문이 43억9500만달러에서 11억3700만달러로, 일반광물 부문이 19억2800만달러에서 2억7200만달러로 급감했다.

해외자원개발 진행 사업의 수는 2014년 527개에서 2020년 419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신규 사업 건수가 급감했는데 2010년 68건에서 2020년 5건으로 줄었다.



글로벌 공급망이나 자원안보 강화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이렇듯 투자 규모나 신규 사업 건수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데에는 이명박 정부(2008년 2월~2013년 2월) 이후 사실상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자원개발 사업이 '적폐'로 몰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원개발이 필요한 사업이긴 했지만 MB 정부 당시 개발률을 높이는데 너무 치중하다보니 충분한 조사나 탐사 없이 광구들을 마구잡이로 사 들였고 게 중에는 부실 광구도 있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에너지 가격이 받쳐줄 때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유가가 급락하면서 공기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국민 여론도 악화됐으며 이 가운데 차기 정부에서 자원개발 분야는 손절하다시피 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2016년~2020년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 기간 누적 손실 규모만 5조6091억원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완전자본잠식을 기록중이다보니 신규 사업은 커녕 가진 자산도 매각해야 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한국광물자원공사도 부채를 감당치 못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지난 2020년 결국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통합됐다. 통합 이후 신규 투자는 불가능해졌다.

기존 해외 자원개발을 하던 대기업들도 운신폭이 좁아진 것은 마찬가지다. 선봉장 역할을 했던 정부가 빠진데다 융자, 세제 지원 등도 줄면서 자금부담이 커졌다. 일례로 민간기업에 대한 해외자원개발 융자 예산은 2010년 3093억원에서 2022년 349억원으로 감소했다. 자원개발의 순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덮어놓고 적폐시하던 분위기도 선뜻 개발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데 영향을 줬다.

SK, 포스코, LX 등 자금력과 기술이 있는 일부 대기업만이 이 분야에서 명맥을 유지중이다. SK어스온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광구 입찰에 참여, 사라왁 지역 해상에 위치한 SK 427 광구를 낙찰받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중국에서 탐사광구를 확보한 후 3년 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말 호주에 3개 가스전을 보유중인 세넥스에너지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가스전 개발 뿐만 아니라 블루수소 등 친환경 사업도 병행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공장 착공에 나섰다. 광권인수부터 탐사, 생산공장 건설, 운영 등 전과정에 걸쳐 아르헨티나에서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것은 포스코그룹이 최초다.

원자재가 상승에 자원개발 필요성 다시 대두···"안보적 성격 감안하면 공기업이 나서야"
분위기가 바뀐 것은 최근이다. 2020년을 전후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광물 수요가 늘면서 자원개발 필요성이 환기되기 시작했고 최근 공급부족,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그 필요성은 더 커졌다. 지난해 요소수 수급난 위기도 한 몫 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6일 "해외자원을 필요로 하는 수요나 민간기업의 공급망, 안전망을 지원해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조력하는 민간 중심의 해외자원 확보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종전 공공중심에서 앞으로 개선 방향은 민간 기업 중심의 투자 활성화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자원개발이 적폐 낙인을 떼고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원개발이 제대로 정상화하려면 자원개발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융자 예산도 늘리는 데에서 더 나아가 공기업이 자원개발 사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자원개발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시간적, 금전적 투자가 굉장히 큰 사업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국영기업이 주도하거나 주로 업력이 오래된 메이저 기업들이 참여한다"며 "실패 확률 또한 대단히 커서 수 십 년 전, 1~2세대 오너 경영인들은 '애국심'을 갖고 밀어붙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민간기업이 그러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원안보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공기업이 일정 부분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게 맞다"고 제언했다.

박순기 해외자원개발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광해광업공단이 자원개발 인력도 많고 그 분야 사업을 열심히 해왔는데 민간은 광물 분야 업력이 그만큼 길지 않다"며 "일부 배터리 기업들이 나서고 있지만 역량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공단이 함께 사업에 참여해야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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