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신청 철회는 임상시험 결과가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젠은 "회사가 제공한 임상 데이터가 EMA에서 요구하는 허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약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에 결합하는 항체 단백질로 만들어졌다.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에 따라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뇌 속에 덩어리 형태로 모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신경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킨다고 본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의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가 아두헬름의 건강보험 적용과 관련,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에게만 보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급여 대상자 범위를 대폭 줄인 셈이다.
승인 이후 높은 약가도 도마에 올랐다. 허가 이후 출시하면서 연간 5만6000달러(6600만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잡았다가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효과와 약가가 논란이 되면서 지난해 아두헬름의 매출은 300만달러(약 36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아두헬름사업부 100여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에서는 젬백스 (15,470원 ▼160 -1.02%)엔카엘, 일동제약 (19,300원 ▼50 -0.26%), 메디프론 (1,644원 ▲22 +1.36%)등이 아두헬름과 같은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에 기반한 치매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신경세포 연결을 방해하는 단백질을 없애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치매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업계에서는 아두헬름의 난관이 국내 개발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아두헬름은 허가 당시부터 효능이나 약가에 대해 계속 논란이 있었다"며 "EMA 신청 철회가 회사에는 타격이 있겠지만 개발하는 경쟁사로서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아두헬름은 FDA로부터 허가를 받았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신약 개발을 하는 회사로서는 여전히 고무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난관을 보면 모두에게 듣는 약이 아닐 수 있지만 여전히 치료 가능성이 있는 약이고, 허가를 받은 약으로서 상징성도 여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