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후]가상자산 거래로 4조5천억 자산…'크립토 갑부' 송치형은 누구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22.04.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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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월드'에서 신(新) 자본론 쓰는 두나무·업비트 창업자

편집자주 뉴스와 이슈 속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뉴스와 이슈를 짚어봅니다.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pbit Developer Conference 2018·UDC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두나무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pbit Developer Conference 2018·UDC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두나무


35세에 두나무 비상장 (115,000원 ▲1,000 +0.88%) 창업(2012), 5년후 업비트 출시(2017), 창업 10년만에 자산추정액 4조5000억원...

두나무 창업자인 송치형 이사회 의장의 이력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대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송 의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단순히 40대 '영 리치'의 등장이라서가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Crypto) 가상자산의 열풍은 크립토월드(Crypto world)라는 새로운 세계와 그에 걸맞은 세계관을 탄생시켰다. 여기서 단기간에 엄청난 부자가 된 그의 궤적은 기존의 윗 세대 기업가들과 '개념'부터 다르다.

IT·증권서비스→블록체인에 눈떠 대박
1977년생인 송 의장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충남과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 경제학을 부전공한 걸로 알려졌다. 졸업후 정보기술 기업 다날, 경영컨설팅회사 이노무브를 거쳐 35세이던 2012년 두나무를 창업했다.



두나무는 온라인에서 인기있는 기사를 모아 보여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인 '뉴스메이트'를 시작했다. 그후 2년간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으나 확실한 성공작은 없었다. '증권'에 눈을 돌리며 성공 가능성을 보기 시작한다.

두나무는 2013년 카카오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에서 2억원, 카카오에선 33억원의 투자를 받아 증권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증권플러스 포 카카오(for kakao)'를 개발했다. 증권플러스는 2016년 누적 거래액 10조원, 누적 다운로드 150만회을 기록했다. 증권플러스는 지난해 누적거래액 150조원을 돌파했다.

송 의장의 승승장구는 2017년 본격화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출범하면서다. 증권플러스 운영 경험을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새 아이템에 접목했다. 암호화폐 거래 제도화 논란, 부실 자산의 상장폐지 등 부침도 겪었다. 그러나 업비트는 기존 빗썸을 누르고 가상자산 거래소 1위에 올랐다. 여러차례 쓰라린 실패가 메가 히트로 보상 받은 셈이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1.6.20/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1.6.20/뉴스1
추정자산 4조5000억원,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 9위
그의 재산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했다. 송 의장은 8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그의 순자산을 37억 달러(약 4조5000억~4조6000억원)로 추정했다. 지난해 11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두나무 지분 2.5%를 매입했는데 당시 두나무 기업가치를 170억 달러로 계산해 산출한 것이다. 송 의장은 두나무 최대주주로 지분 25.7%를 소유하고 있다.

포브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2022년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도 발표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위인 가운데 37억 달러를 가진 걸로 추정된 송 의장은 9위에 올랐다.

어지간한 부자를 초월하는 '초(超) 리치' 송 의장은 순위에 들자마자 톱텐이다. 두나무의 성장세가 얼마나 가팔랐는지 보여준다. 송 의장은 이 명단에 새로 진입한 7명 중 한 명인데 그 중 송 의장과 두나무를 공동창업한 김형년 부회장(22위, 19억5000만 달러)도 있다.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pbit Developer Conference 2018·UDC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두나무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pbit Developer Conference 2018·UDC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두나무
검증된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미래 집중
한편 송 의장과 김 부회장은 2017년 업비트를 띄우자마자 회사를 맡아줄 전문가를 찾기 시작했다. '창업'과 '수성'은 다르며 단순히 수성만 해서도 안 된다는 걸 간파한 셈이다. 그렇게 만난 인물이 이석우 현 두나무 대표다.

이 대표는 카카오 공동대표를 거쳐 조인스 공동대표를 마친 상태였다. 이 대표는 IT 벤처부터 대기업까지 경영해본 데다 일찌감치 가상자산의 잠재력에도 눈을 떠 관심을 가져왔다. 이들은 금세 의기투합했다. 송 의장은 이 대표에게 대표직을 넘기고 자신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두나무가 비교적 신생기업인 것처럼 송 의장도 베일에 싸인 부분이 아직 많다. 두나무 경영 이외의 활동에 나서지 않는다. 업계에는 그가 현재 신규 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 의장은 한 토크콘서트에서 업비트 출시 일주일 전 썼던 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송 의장은 "골방에서 고민한 한 달 동안 답은 보이지 않지만 어떻게든 답을 찾아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버텼다"고 했다.

세계관과 철학, 개념 달라
이병철(삼성), 정주영(현대), 신격호(롯데)... 대기업 총수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 인물들이다. 식품부터 자동차, 건설, 전자산업 등 이들이 부(富)를 일으킨 기초는 제조업이었다.

이들을 국내 1세대 기업가라고 한다면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산업과 플랫폼기업으로 일어선 이들을 2세대로 볼 수 있다. 여기서 2세대는 단순히 1세대의 아들, 손자라는 의미가 아니다. 게임, 미디어, 바이오 산업의 리더들이다. 포브스 집계 기준으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이 범주로 볼 수 있다.

송 의장은 1세대는 물론, 그와 나이차가 많지않은 2세대와도 결이 다르다. 그의 사업영역은 개념이 등장한 것조차 얼마 되지 않은 '가상자산'이다. 암호화 디지털자산을 기반으로 하고 가상과 실제 세계에 모두 걸쳐있다. 이른바 크립토월드(Crypto World)다.

이곳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부자가 탄생하고 있다. 그 선두주자가 송 의장이다.

컨설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 의장을 포함한 새로운 기업인들은 앞선 1세대, 2세대와 완전히 다른 세대"라며 "태생적으로 글로벌한 감각이 있고, 세계관과 철학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제2, 제3의 송치형도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진= 포브스 자료, 차유채 기자·이호연 디자인기자/사진= 포브스 자료, 차유채 기자·이호연 디자인기자
업비트 고객예치금 포함하면 두나무 자산 10조원
지난 19일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두나무를 대기업집단에 지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검토 중이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한다.

두나무는 지난해 자산총계 10조원을 기록했다. 이중 고객예치금이 5조8000억원 정도다. 고객예치금을 빼면 나머지 자산은 5조원 미만이라 공시대상기업집단(5조원 이상), 즉 대기업집단이 되지않는다.

하지만 공정위는 두나무의 고객예치금을 자산으로 판단한 걸로 알려졌다. 이 경우 송 의장은 이 대기업의 총수로 등재될 전망이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다.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허위 제출할 경우 총수가 직접 법적인 책임을 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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