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호 침몰, 언젠데 이제야…러 "1명 사망·27명 실종"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4.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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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 기함 모스크바호로 추정되는 기함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 기함 모스크바호로 추정되는 기함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러시아 해군의 자존심으로 평가받는 흑해 함대 기함 모스크바호 침몰 관련 인명 피해 규모가 처음으로 공식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호는 탄약 폭발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실종됐다. 구조된 인원은 396명"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호 침몰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여 만에 처음으로 인명 피해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침몰 당시 러시아 측은 승조원 전원이 대피했다고 주장한 뒤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모스크바호 승조원 가족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며 승조원들의 생사확인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세 막냇동생이 모스크바호 승조원이었던 막심 사빈은 "동생은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고, 군대에 가기를 꺼렸지만 결국 징집됐다"며 "(모스크바호) 침몰 이후 러시아 당국은 우리와 대화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내 동생을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 소속 순양함 모스크바함 침몰로 추정되는 영상 /영상=트위터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 소속 순양함 모스크바함 침몰로 추정되는 영상 /영상=트위터
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 소속의 모스크바호는 지난 13일 흑해에서 작전 도중 침몰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모스크바호 침몰 원인이 자국군의 넵튠 지대함 미사일 두 발 탓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탄약이 폭발해 선체가 크게 파손돼 침몰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는 러시아의 화재 주장보다 우크라이나의 격침 주장에 힘을 실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모스크바호 침몰 이틀째인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넵튠 미사일이 모스크바함을 타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모스크바호는 어뢰와 근접 미사일 방어체제뿐 아니라 대함-대공 미사일을 갖추며 러시아 흑해 함대의 자부심으로 불려왔다. 배수량 1만2500톤(t)·길이 186m·폭 21m인 모스크바함에는 승조원 500명 탑승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호의 침몰은 '러시아 해군 자존심의 침몰'로 해석됐고, 이를 계기로 러시아 군의 전쟁 능력이 약화할 거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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