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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오르는 환율에 깊어진 고민…환헤지vs환노출 뭐가 유리할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04.23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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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원/달러 환율이 역사적 고점에 다다르면서 해외 금융상품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진다. 환율이 계속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고점을 찍고 하락할 경우 환율 하락폭 만큼 손실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22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원 오른 1239.1원에 마감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장 중에는 한 때 올해 최고점인 1245.4원을 찍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에만 4.2% 상승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율 상승은 반가운 일이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원화 가치 대비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해외자산에 투자했는 데 달러 가치가 오르면 그만큼 전체 수익률도 플러스가 된다.



국내 환노출 상품과 환헤지 상품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환율 효과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국내 증시에도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들이 많다.

해외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상품을 만들때 환율 변동을 수익률에 반영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상품명 끝에 '(H)'가 붙어 있다면 환율 변동을 반영하지 않은(고정 환율) 환헤지 상품이고 '(H)'가 없으면 수익률이 환율 변동에 연동하는 환노출 상품이다.

S&P500을 기초로 한 상품에는 환노출형인 'TIGER 미국S&P500 (13,305원 ▲200 +1.53%)'과 환헤지형인 'ARIRANG 미국S&P500(H) (17,195원 ▲500 +2.99%)'이 있다. 기초지수는 같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환노출형이 18%, 환헤지형은 10%로 8%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 기간 환율이 10.9% 오르면서 환노출형이 그 만큼 더 이익을 본 것이다.

나스닥100 상품도 마찬가지다. 최근 1년 간 환노출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 (69,990원 ▲2,040 +3.00%)'은 12% 오른 반면 환헤지형인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H) (15,015원 ▲655 +4.56%)'은 1% 상승에 그쳤다. 환율 상승분 만큼 약 11% 포인트 차이가 난다.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좋지만 문제는 환율이 하락할 때다. 이 때는 반대로 환헤지가 유리하다. 일본 투자상품의 경우 최근 일본 엔화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환헤지형이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TIGER 일본니케이225 (16,005원 ▲140 +0.88%)'는 최근 1년 간 13.2% 하락했지만 'KINDEX 일본Nikkei225(H) (18,920원 ▲185 +0.99%)'는 6.5% 하락으로 그나마 선방했다.

달러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달러 강세가 지속 중이지만 역대 환율이 통상 1000~1200원 사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역사적 고점에 가깝다. 환노출 상품 투자가 부담되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양적축소도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금리 인상과 양적축소는 곧 달러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의미고 달러 가치는 더 오른다는 뜻이다.

국내 기업들의 기초체력도 우려 요소다. 원자재를 수입·가공해 다시 해외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 특성상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국내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이익률이 낮아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도 지속 중이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자금을 빼 간다는 건 원화 약세, 즉 환율 상승의 원인이 된다.

계절성 요인도 있다. 12월 결산법인이 많은 우리나라는 통상 4월에 배당금 지급이 집중된다. 배당을 받은 외국인은 이를 달러로 환전해 자국으로 송금한다. 4월에 유독 경상수지가 나빠지고 원화가 약해지는 요인이다.


반면 하반기로 갈수록 원화 약세 기조는 진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 정상화와 국내 기업들의 가격 전가, 한국은행의 선제적인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환율은 하락 안정될 것"이라며 "올해 연평균 환율은 1165원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달러 방향성을 어떻게 예측하느냐에 따라 환노출형 혹은 환헤지형을 결정해 투자해야 한다. 당분간 환율이 계속 오를 것 같다면 환노출형이 좋지만 중장기적으로 하락 안정화를 예상한다면 환헤지형으로 대응하는 것이 낫다. 총 보수도 고려해야 한다. 통상 환헤지 상품은 헤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환노출형보다 수수료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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