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VC 한투파,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칩스앤미디어 인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정혜윤 기자 2022.04.22 16:29
글자크기

양수가액 전일 종가 대비 3.7% 높은 수준, 업계에서는 회의적 시선도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AUM(운용자산) 규모 기준 국내 1위 VC(벤처캐피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기관전용 사모펀드(PEF)를 통해 칩스앤미디어를 운용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칩스앤미디어의 최대주주인 텔레칩스 (24,400원 ▼1,200 -4.69%)는 공시를 통해 칩스앤미디어 (22,300원 ▼1,250 -5.31%) 지분 34.5% 중 26.5%를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 AUM이 2조1358억원으로 VC 중에서 가장 큰 곳이다.



양수도 가액은 주당 2만2820원, 전일(21일) 종가(2만2000원) 대비 3.7%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날 증시에서 칩스앤미디어 주가는 전일 대비 1.36% 오른 2만23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거래량은 32만1500여주로 전일 총 거래량(15만여주)의 2배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텔레칩스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향후 업무집행사원으로 설립할 예정인 기관 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인 '한국투자 시리우스 바이아웃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설립하는 자본시장법상 투자목적회사를 통해 양수인의 권리·의무 및 계약상 지위를 승계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칩스앤미디어 인수를 위해) 조성될 사모펀드는 프로젝트 펀드로 당사의 1호 기관전용 사모펀드가 될 것"이라며 "GP(업무집행사원)으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칩스앤미디어는 비디오 IP(설계자산 중심 지적재산권) 등 시스템 반도체 IP의 개발·판매를 목적으로 2003년 설립된 회사다. 반도체 설계자산이란 반도체 칩에 삽입돼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블록으로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IP' 또는 'IP'라고 부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칩스앤미디어의 매출은 고객사에 이 회사의 IP를 공급할 때 받는 라이선스와 고객사가 이를 활용해 반도체 칩을 만들어 판매할 때 받는 로열티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총 매출은 199억9800만원으로 라이선스와 로열티가 각각 83억원, 107억원이었고 그외 관련 용역 등이 나머지를 구성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2억원, 63억원이었다.


다만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이번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VC 대표는 "VC와 같은 FI가 제조업, 그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커머셜이나 유통업처럼 구조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밸류업(가치제고) 시킬 수 있는 업종과 시스템 반도체 업종은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시스템 반도체와 같은 IT(정보기술) 업종은 주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소요되는 데다 업황 사이클의 등락폭도 크다"며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펀드 존속기간 중 어떻게 칩스앤미디어의 가치제고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