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인플레에 안전자산 피난…치솟은 금, 지금 사도 될까?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4.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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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 가격이 고공행진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이 주목받으면서 수요가 몰렸다. 증권가는 다만 올해 수차례 금리인상이 예고된 만큼 지금과 같은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KODEX 골드선물(H) (13,750원 ▲125 +0.92%)' ETF는 전일 대비 80원(0.61%) 오른 1만31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에서 발표하는 'S&P GSCI Gold Index Total Return'을 기초지수로 삼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된 금 선물에 투자하며 환헤지(H)를 실시한다.

이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49%다. 지난달 초 1만3525원까지 치솟은 뒤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한동안 약세를 보였음에도 시장 수익률인 -8.39%를 크게 웃돌았다. 시가총액은 1925억원에 달한다.



또 다른 금 ETF인 'TIGER 골드선물(H) (14,695원 ▲135 +0.93%)'도 올해 들어서 8.56% 올랐다. 이 ETF 또한 'S&P GSCI Gold Index Total Return' 지수를 추종한다. 시가총액은 274억원 수준이다.

각종 매크로 환경이 금 수요를 증가시키면서 금 ETF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와 글로벌 물가 상승,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유럽에서 투자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8.5% 상승하며 최근 4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생산자물가도 전년보다 11.2% 급등해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을 보유하려는 유인이 늘어난 것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2월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대비해 금 매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 가격은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다. 금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실질 금리라는 두 가지 변수가 금 가격의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

전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등 금 수요에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지속되면서 금 가격은 연초에 비해 8.5% 가량 상승했다"면서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기회비용이 금 수익률을 -4.3%p만큼 낮춰 불확실성에 따른 수익률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 가격은 약보합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기회비용 측면에서 금 보유 메리트가 약화되기 때문이다. 다만 안전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는 여전하기 때문에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란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3월 초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된 당시 금가격 고점이 온스당 2043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상단을 가늠할 수 있다"며 "반면 실질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기대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안전자산 매수 심리가 유효하고 금 선물의 투기적 매수세가 견고하기 때문에 2분기 금 가격 밴드는 온스당 1850~205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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