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마리우폴 함락 '초읽기'...러, 돈바스 동남북서 진격 중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윤세미 기자 2022.04.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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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우크라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구 소련 BM-21 다연장 로켓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우크라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구 소련 BM-21 다연장 로켓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동·남·북쪽에서 공격을 진행중인 가운데,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함락을 목전에 뒀다는 전망이 나왔다.

러, 돈바스 북쪽에서 남쪽으로 진격…루한스크 80% 점령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돈바스 북쪽에서 남쪽으로 진군하며 우크라이나군을 압박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지움에서 크라마토르스크·슬로우얀스크·리만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이 위성사진과 소셜미디어(SNS) 영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측 성명 등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 북·동·남쪽 등 세 방향에서 진격하고 있다.

남쪽과 동쪽 방면에서 러시아 부대는 이달 들어 몇 ㎞ 진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남쪽에선 도네츠크와 접한 자포리자주를 점령했으며, 이번 주엔 자포리자 내부 마을 폭격을 시작했다.



북쪽에선 이달 초 이지움을 점령했지만, 이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돈바스 장악을 위한 전략 요충지로 꼽히는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 북부를 향해 진격했다. 러시아군이 슬라뱐스크를 점령하면 이지움의 병력과 연합해 돈바스 지역의 화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슬라뱐스크는 주변이 숲과 강, 습지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도로 이동에 국한될 경우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및 경량 대전차미사일 공격에 취약해진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에 대한 지식과 이동성을 활용해 러시아의 진격에 맞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전선/사진=뉴욕타임스(NYT) 캡처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전선/사진=뉴욕타임스(NYT) 캡처
AP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군이 돈바스 북쪽, 북서쪽 등 우크라이나군 장악 영역을 포함한 최전방 전역에 걸쳐 공격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루한스크 영토의 80%가 러시아에 점령된 상태"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의 루비즈네·포파스나·마린카 등지를 집중 공략했으며, 돈바스 지역의 크레미나 등 세베로도네츠크 근교 부근은 사실상 러시아군 손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루한스크주 크레미나시에서 철수한 상태로, 정적 방어로 러시아 대포 등에 맞서거나 기동 방어로 덜 중요한 지형에선 철수하되 러시아군이 후퇴할 때 공격하며 전선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러시아 보급선을 파괴해 러시아군 사기를 저하시키고 물류 수송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의 일부 소규모 부대는 하르키우 동쪽과 남쪽에서 소규모 승리를 거두는 등 공격 성과를 내고 있다. 현 공세가 유지될 경우 러시아 부대를 이 전선에 묶어둘 수 있게 된다.

러시아군의 기존 전술은 대포·로켓·미사일 발사와 장갑차를 통한 진격이었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다른 전술을 펼치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 포파스나, 루즈비네 등 루한스크 도시에선 전력, 가스, 수도 공급을 차단했으며 도시를 잔해로 만들었다.

일각에선 이같은 상황이 러시아군이 지난 2~3월 전투 이후 재집결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ISW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동부에서 철수한 피해 부대를 재건하고 동부 작전에 통합시키기 위해 필요한 작전상 중단 기간을 갖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군이 공조 부실, 국토 횡단 작전 수행 능력, 사기 저하 등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마리우폴 함락 임박…러 "오늘 안에 투항하라" 최후통첩
[마리우폴=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점령 중인 마리우폴에 전투 중 파괴된 건물이 보인다. 2022.04.14.[마리우폴=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점령 중인 마리우폴에 전투 중 파괴된 건물이 보인다. 2022.04.14.
우크라이나의 남부의 전략 요충지 마리우폴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내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항전지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21일(현지시간) 내에 점령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체첸 자치공화국의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21일 점심(현지시간) 전후에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첸은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전쟁에 전투원을 파병했다.

우크라이나 해병대와 아조우 연대는 마리우폴 대부분이 러시아군에 점령된 상황에서 이곳 지하터널을 요새로 삼아 버티고 있었다.

러시아는 남은 우크라이나군에 21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8시)까지 투항하라고 최후통첩했다.

세르히 볼랴나 우크라이나 36해병여단 지휘관은 전날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10대 1 정도로 규모에서 열세"라며 "마지막 며칠을 맞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지하 터널에는 군인 2500명과 민간인 100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구해내기 위해 기존 평화협상과는 별도의 '특별협상'을 요구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아조우스탈에 있는 군인과 민간인을 구하기 위해 러시아와 전제조건 없이 마리우폴에서 직접 협상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확답이 있으면 바로 마리우폴로 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아직 답변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장악하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전과를 올리게 된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병합한 남부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인 동부 돈바스를 육로로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다.

푸틴, '히로시마 2천배' ICBM 시험발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뉴스1
러시아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오후 3시12분(현지시간)에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州)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ICBM인 '사르맛'(RS-28)을 캄차카 반도를 향해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시험용 탄두는 캄차카 반도의 지정된 지역에 정확히 명중했다"며 "이번이 사르맛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스트 과정이 마무리되면 사르맛 미사일은 전략 미사일 부대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사르맛 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을 축하했다.

사르맛은 2009년부터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의 마케예프 로켓 설계국에 의해 개발된 격납고(사일로) 발사형 3단 액체연료 로켓형 ICBM이다.

러시아의 지상 발사 핵전력의 근간으로 옛 소련 시절 생산된 ICBM R-36M '보예보다'(나토명 SS-18 '사탄') 대체용으로 개발된 사르맛은 2016년 10월 마케예프 설계국이 웹사이트에 처음으로 사진을 올리면서 주목받았다.

최대 사거리가 1만8000㎞에 이르며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t)급 독립목표재돌입(핵)탄두(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브젝트 4202'(object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HGV. 음속의 5배 이상) 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사르맛에 장착된 핵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000배 큰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사르맛 1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는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며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핵조약 의무에 따라 해당 시험 발사를 적절하게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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