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버린 이 종목, 5개월간 20% 급등…배당수익률 4.7%[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4.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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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11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 된 기술기업 IBM은 지난 수년간 투자자들 사이에 잊혀진 존재였다.

지난 5년간 주가는 2018년 초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채 박스권에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오죽 했으면 워런 버핏조차 2011년에 IBM을 대량 매수했다가 2017년부터 팔기 시작해 다 털어 버렸다.



연간 두자리수의 매출액 성장세를 보이는 '젊은' 기술주들 사이에서 IBM은 이빨 빠진 늙은 호랑이처럼 보였다.

이런 IBM이 20일(현지시간) 7.1% 급등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하락한 반면 다우존스지수가 0.7% 상승한 것도 IBM의 급등 영향이었다.



버핏이 버린 이 종목, 5개월간 20% 급등…배당수익률 4.7%[오미주]


IBM은 이날 큰 폭으로 오르며 올들어 주가가 3.5% 상승세로 전환했다.

IBM의 이날 주가 상승은 전날 장 마감 후에 발표한 올 1분기 실적에서 IBM의 변신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IBM이 올 1분기 실적을 통해 사업의 중심축을 클라우드와 AI(인공지능)로 옮기며 체질 개선에서 뚜렷한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마침내 성장세 회복한 IBM
IBM은 올 1분기 매출액이 14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38억5000만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올 1분기 조정 EPS(주당순이익)는 1.40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1.38달러를 상회했다. 잉여현금흐름은 12억달러로 기대치와 일치했다.

IBM은 올해 전체 매출액 전망치도 기존의 한자리수 중반대 성장률에서 높은 한자리수 성장률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잉여현금흐름은 기존 전망치인 100억~105억달러를 유지했다.

IBM CEO(최고경영자)인 아르빈드 크리슈나는 "우리는 지금 매우 강력한 수요를 목격하고 있다"며 "기술이 사업의 단지 한 부분에서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가 예상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우리는 예측 가능한 미래 동안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돼도 글로벌 IT(정보기술) 지출은 견고하게 유지되며 증가율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대비 4~5%포인트 앞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설사 경제가 침체에 빠져도 IBM은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소프트웨어-컨설팅 중심으로 사업 슬림화
IBM은 특히 가장 중요한 2개의 사업축,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 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매출액을 올렸다.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엑은 56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2.3% 늘었고 컨설팅 서비스 부문은 48억달러로 13.3% 증가했다.(변동환율 기준 성장률)

메인프레임 하드웨어를 포함한 인프라 부문은 매출액이 32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3% 줄었다. IBM은 이달초 새로운 메인프레임을 선보인 만큼 인프라 부문 매출액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IBM은 지난해 소트프웨어와 컨설팅 중심으로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IT(정보기술) 서비스 사업을 킨드릴(Kyndryl)이라는 사업체로 분리했다.

최근엔 왓슨 건강 사업부를 프라이빗 에쿼티 회사인 프란시스코 파트너스에 매각했다.

IBMIBM
긍정적 신호에도 애널리스트 절반은 '보유'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에릭 우드링은 이달 초 IBM의 실적 전망을 낙관하며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50달러로 제시했다.

IBM의 실적 발표 후에는 IBM의 목표주가를 157달러로 올렸다. 그는 "사업 포트폴리오 간소화와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시장 근간의 수요 강세"로 IBM의 매출 성장세가 환율 변동 요인을 배제하고 킨드릴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3분기 1%에서 4분기 5%, 올 1분기 6%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기업 CIO(최고정보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IT 지출 증가율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10년 평균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왐시 모한은 이날 IBM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162달러에서 165달러로 높였다.

그는 "역사적으로 IBM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며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매출액 초과 달성이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변화의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IBM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의견은 중립적이다. CNBC에 따르면 IBM은 애널리스트 12명에게서 '보유' 의견을 받았다. '매수'는 8명, '매도'는 3명이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145달러이다. 이는 이날 종가 138.32달러 대비 고작 4.8% 높은 수준이다.

배당수익률도 매력적
IBM은 그간 주가 부진을 배당금으로 상쇄해왔다. IBM은 이날 7% 급등했음에도 이날 종가 138.32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배당수익률이 4.74%에 이른다.

IBM은 부채가 적지 않음에도 지난 26년간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IBM은 479억달러의 순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8억달러의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한 가운데 59억7000만달러를 장기 부채를 갚는데 썼다.

자사주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IBM은 지난해 3억1900만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05~2014년에 비해 최근 줄었지만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유동주식수는 계속 줄고 있다. IBM의 유동주식수는 1995년 이후 거의 3분의 2가 줄었다.

CNBC에 따르면 IBM의 지난해 순이익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22.53배로 S&P500지수 평균 22.54배와 비슷하다. 올해 순이익 가준 PER은 14.03배이다.

한편, 배런스는 이미 지난해 11월28일에 IBM이 마침내 성장성을 회복했는데 주가는 큰 폭으로 할인돼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가 나가기 직전인 지난해 1월26일 IBM 종가는 115.81달러였다. 이후 이날까지 5개월간 IBM은 19.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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