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쓴 편지, 우표 대신 천원 넣었다가…우체국서 온 '감동' 답변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2.04.21 09:37
글자크기
A씨가 아내에게 쓴 편지와 함께 동봉한 메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A씨가 아내에게 쓴 편지와 함께 동봉한 메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아내에게 쓴 편지를 부치려던 남성이 우표 대신 1000원을 우체통에 넣었다가 우체국으로부터 감동적인 답장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 감동 사연'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울산에 사는 일용직 노동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57)는 "지난달 태안 화력발전소에 정비 공사를 하러 충남 태안에 올라온 지 한 달이 지났다"며 "객지를 떠도는 직업이라서 몇 년 전 암 수술을 받은 아내 곁을 늘 떠나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곧 아내 생일이라서 객지 생활하면서 편지라도 한 통 써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고 싶어 손 편지를 썼다"며 "그런데 요즘 우표 살 데도 없고 편지 보내기가 좀 어렵더라"고 설명했다.
충남 태안 이원 우체국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충남 태안 이원 우체국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아내에게 쓴 편지를 부치기 위해 숙소와 가장 가까운 태안 이원 우체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우체국은 닫혀 있었다.



우표가 없던 A씨는 "차를 뒤적거려 아무 종이에다가 '우표 사서 접수를 부탁한다'는 메모를 쓴 뒤 1000원을 동봉해 우체통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메모에 '우편물 수거하시는 분께. 일요일이라서 우표를 못 사서 이렇게 1000원을 동봉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우편을 부칠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문제가 있으면 전화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쓴 뒤 전화번호를 남겼다.

이틀 뒤 A씨는 우체국에 전화해서 편지가 접수됐는지 확인했다. 그는 "담당 직원이 친절하게 '잘 접수해서 보냈다'고 하더라"며 "너무 고마워서 마음 속에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었다"고 했다.
A씨가 우체국으로부터 받은 영수증과 거스름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가 우체국으로부터 받은 영수증과 거스름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그런데 일주일쯤 뒤 퇴근하고 숙소로 돌아온 A씨는 우체국에서 보낸 우편 한 통을 발견했다. 그는 "우편을 보고 순간 '뭐지? 반송됐나'하고 개봉했더니 우표대금 430원을 제한 거스름돈 570원을 비닐봉투에 넣어서 제가 쓴 메모와 영수증과 함께 보냈더라"고 설명했다.


A씨는 "너무 고맙게 일 처리를 해준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며 "30년 만에 감동을 느껴봤다"고 했다.

이어 "아내와 연애할 때 편지를 많이 썼는데,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편지를 썼다"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제겐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올 만큼 큰 감동이었다. 객지 생활하면서 피폐해진 마음이 확 풀어졌다. 태안 이원 우체국 칭찬해달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직원이 너무 친절하고 편지가 잘 가서 다행이다" "아직은 따뜻한 살만한 세상이다" "행복한 사연 공유해줘서 감사하다" "정말 아름다운 사연이다" "아내분 쾌차 바란다" "어떤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에 이렇게 감동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정말 따뜻하다" 등 댓글을 달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