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서 2200억 모은 디앤디파마텍, 바이오 IPO 부진 끊을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4.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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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서 2200억 모은 디앤디파마텍, 바이오 IPO 부진 끊을까


신약 개발 회사 디앤디파마텍의 두 번째 IPO(기업공개) 도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장외에서 2200억원을 모은 R&D(연구개발) 강자마저 코스닥 입성에 실패한다면 바이오 업계 전반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곧 코스닥시장상장위원회에 올라 심사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반 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 특례 상장 심사 청구가 몰리며 심사 일정이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장외에서 누적 22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국내 바이오 벤처가 상장하기 전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은 사례는 드물다. 그만큼 신약 개발 역량과 잠재력을 인정받았단 의미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 약 59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때 산정한 기업가치는 6000억원 이상이다. 대어급 바이오벤처다.



디앤디파마텍이 상장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안 그래도 경색된 신약 개발 바이오의 IPO 동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상장 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다면 IPO 대기 중인 다수 바이오 벤처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디앤디파마텍 IPO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디앤디파마텍은 주로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 임상에 들어간 파이프라인이 10개다. 혹 한두 개 파이프라인이 실패하더라도 타격이 크지 않다. 각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단계부터 비교적 정교하게 동물 실험을 설계하고 미국 자회사가 직접 현지 임상을 챙긴다.

최근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NLY01'의 미국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는 등 주요 파이프라인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 당초 목표인 240명을 초과해 255명을 모집했다. 뇌 신경염증 반응을 차단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대규모 임상 2상을 성공할 경우 디앤디파마텍의 기술력에 대한 시장 신뢰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앤디파마텍은 NLY01을 2023~2024년 기술수출하고 2024~2025년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신경화증, 만성 췌장염, 간 섬유화증 등 섬유화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TLY012'도 대표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앞서 미국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받았다.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만성췌장염 및 전신 경화증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기도 했다. 2024년 기술수출을 목표로 한다.

최근 IPO 시장에서 바이오가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올해 들어서만 한국의약연구소, 퓨쳐메디신, 애니메디솔루션 등이 심사를 철회했다. 심사를 통과했더라도 공모 과정에서 흥행한 바이오는 없다. 나스닥 기업에 기술수출 경험을 가진 대어급 신약 바이오 보로노이마저 시장 환경을 고려해 올해 1분기 IPO 일정을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이나 바이오 업종은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고 공모 시장에서 인기도 없다"며 "장외에서 투자 유치할 때 산정한 기업가치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해도 눈길을 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앤디파마텍처럼 장외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대어급 바이오 벤처가 두 번째 도전하는 IPO에 실패한다면 꽤 의미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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