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질병 백내장, 40~50대 수술 급증 배경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2.04.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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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돈이 된 실손-下]②인공수정체도 급여화 하는 등 대안 제시

노년 질병 백내장, 40~50대 수술 급증 배경은


백내장 수술은 우리 눈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 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는 사람 중 80%가량이 60대 이상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40~50대 백내장 수술 인원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0대의 백내장 수술 증가율은 61.7%, 50대는 107.8%다. 60대의 백내장 수술 건수도 같은 기간 48.6% 늘었다. 해당 연령대의 백내장 수술 건수 증가율이 전 연령 백내장 수술건수 증가율 31.5%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내장 수술은 좋은 인공수정체를 사용해도 원래 있던 우리 몸의 수정체를 대체하기 어렵다. 백내장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사람이 수술을 받으면 오히려 기존보다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 특히, 40~50대에서는 백내장 질환이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40~50대를 중심으로 백내장 수술이 늘고 있는 건 일부 안과 병의원들이 인공수정체인 다초점렌즈삽입술을 간단한 노안교정술처럼 소개하는 등의 과잉진료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험업계는 본다. 결과적으로 비급여 항목에서 과도한 진료비가 청구되고, 비급여를 보장하는 실손보험 누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6년에 780억원 수준이었던 백내장 수술 지급 실손보험금이 지난해에 1조원을 넘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이 된다고 판단한 안과 병의원들이 생겼고, 무분별한 악용이 수년간 자행돼 온 셈이다.

이달초 금융당국은 백내장 보험사기 조사 강화를 위해 특별포상금을 지급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백내장 수술과 관련한 실손보험금 청구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월부터 3월11일까지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이 백내장 수술에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2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실손보험금의 12.4%가 백내장 수술에만 지급될 정도다. 2020년만 해도 이 비율은 6.5%였다. 이 수치도 적지 않음에도 지난해 9.1%로 늘었고, 올해 초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보험업계에서는 백내장 수술에 이용되는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 내용까지 급여화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자체는 2020년9월 급여화 됐다. 그러나 일부 안과병원들은 수익보전을 위해 백내장 수술에 이용되는 91만원이었던 다초점렌즈비를 478만원으로 급격히 올리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진료비를 책정하고 있어 이마저도 급여화 하자는 주장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백내장 질환이 아님에도 노안교정 목적으로 하는 수술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보건당국 차원의 공신력 있는 백내장 수술 기준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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