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다음날인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 스낵 가격이 나타나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심야영화 뿐만 아니라 오는 25일부터 영화관에서 팝콘 등 실내 취식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연일 대박을 터뜨렸던 K콘텐츠와 달리 2년 간 보릿고개 속에서 움츠러들었던 제작·배급·극장 등 영화 관련 업계는 부활 기대감에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생태계를 복구하고 K콘텐츠 수출효자로 잃어버린 위상을 되찾으려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는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16~17일) 극장 관객 수가 39만5562명으로 전주 동기(28만2923명) 대비 40% 늘었다. 주말 관객 수가 40만명에 육박한 것은 지난 2월19~20일주 이후 두 달 만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단순히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닌 나들이·데이트를 하는 여가장소란 점에서 취식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영화계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5~7월 영화 성수기는 리오프닝 '반짝 효과'가 기대되지만, 하반기까지 이런 흐름을 끌고갈 동력이 부족하단 우려가 나온다. 투자와 제작, 배급, 극장 별로 견제구를 날리던 영화인들이 한 목소리로 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이유다.
실제로 국내 영화시장은 회복탄력성이 낮은 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 주요 10개국 극장 매출 회복 순위에서 한국은 30.1%의 회복률에 그치면서 미국에 이어 9위를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중국(73.7%)이나 2위 일본(71.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영화가 100편 넘게 개봉이 밀릴 만큼 산업이 멈추면서 영화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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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가 최근 개최한 '한국영화산업 위기 극복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곽신애 바른손 (1,532원 ▼28 -1.79%) E&A 대표는 "6월부터 극장상영이 100% 정상화된다고 가정해도, 대기 중인 작품의 투입자본이 회수돼 재투자되기까지 최소 2년의 공백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코로나로 한국영화 개봉이 밀려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기획단계에서 멈춰있다"고 지적했다.
영화 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거리두기 해제 리오프닝에 맞춰 정부 차원의 단기 세제혜택이나 제작지원 등의 도움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영용 CJ ENM (76,600원 ▲900 +1.19%) 영화콘텐츠사업국장은 "영화개봉은 보통 12주 전에 결정되니 6월 이내에 지원책 약속이 있어야 하반기 비수기에도 한국영화 개봉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경쟁력 있는 한류 콘텐츠를 만드려면 지속 강조해 온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투자 뿐 아니라 영화시장과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화배 스튜디오디에이치엘 이사는 "OTT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K콘텐츠의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한정해보면 사정이 달라진다"며 "결국 극장 상영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가 돌아가는 게 영화산업 전체 회복의 열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