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株 또 상한가…'다닥다닥' 개미들 투기인가, 투자인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4.19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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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사료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될 거란 기대감에 국내 사료주(株)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현재 사료주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사이의 괴리감이 존재한다며 투자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18일 한일사료 (5,610원 ▲200 +3.70%)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29.91%) 상승한 6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사료 (994원 ▲78 +8.52%)가 지난 3월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는데 이번엔 한일사료가 상한가를 찍은 것이다. 현대사료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만4800원(19.75%) 상승한 15만400원에 장을 마쳤고 팜스토리 (1,610원 ▲15 +0.94%)(2.03%), 미래생명자원 (5,210원 ▲90 +1.76%)(0.91%) 등도 상승 마감했다.



국내 사료주가 주목받는 건 곡물가격 상승으로 판매가도 함께 인상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사료주의 주가 상승 폭은 가팔랐다. 최근 1달(3월16일~4월15일) 동안 △현대사료 614% △한일사료 117% △미래생명자원 37.04% △팜스토리 13.46% 상승했다.

러시아는 세계 밀 수출국 1위, 우크라이나는 5위로 두 국가가 세계 밀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옥수수와 밀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수입 비중은 10% 수준으로 높진 않지만 대부분 사료용으로 쓰인다. 사료용 옥수수는 오는 6월, 사료용 밀은 오는 7월까지 물량이 확보된 상태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오는 6월까지 밀, 옥수수 등에 대한 곡물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거기에 그간 부각되지 않았던 미국 겨울 밀 작황 악화 이슈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은 전세계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산 불확실성과 최근 대두되는 미국 겨울 작황 악화 이슈가 농산물의 단기 가격 강세를 연장할 것"이라고 했다.

1분기 뿐 아니라 올 2분기에도 한국 내 수입되는 곡물가격의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 2분기 수입산 식용 곡물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4% 상승할 것으로 이중 사료용 곡물 가격은 13.6%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료株 또 상한가…'다닥다닥' 개미들 투기인가, 투자인가?
다만 곡물 가격이 인상된다고 해서 사료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월4일 1만3520원이었던 현대사료 주가는 곡물가격 상승으로 6개월 후인 같은해 7월1일 1만7800원까지 상승했다. 6개월 만에 31.65% 오른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료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억252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또한 아직까지 국제 곡물가격에 맞춰 사료 판매가격 인상이 가시화되지 않은 것도 실적 개선에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한다. 주가가 실적 개선을 선반영해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나 현재까진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막연한 기대감으로 사료주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실제 7연속 상한가를 찍었던 현대사료는 지난달 31일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사료주에 대한 급등락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실적과 재무구조 등을 살피며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높은 가치를 받는 성장주에 대한 경계심이 시장에 깔린 가운데 글로벌 증시와 원자재 가격 흐름에 따라 특정 종목들의 주가가 테마주 형식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 사료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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