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 박스권 묶인 코스피…횡보장서 '곱버스'보다 유리한 ETF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4.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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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코스피가 2700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일명 '곱버스' 수익률이 두드러지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지금과 같이 지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횡보장에서는 '커버드콜'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5포인트(0.11%) 내린 2693.21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3300포인트까지 치솟은 코스피는 올해 연초 급락하기 시작해 3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2667포인트까지 낙폭을 키웠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긴축정책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뉴욕 증시를 비롯해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하락장에 투자하는 이른바 '곱버스'(곱하기와 인버스의 합성어) 상품 수익률이 강세를 보였다. 곱버스는 지수 하락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수가 1% 떨어지면 수익률은 2%가 된다. 시장에서는 흔히 '인버스2X' ETF(상장지수펀드)를 곱버스라 일컫는다.

전체 ETF 수익률 상위에도 곱버스 상품이 포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ETF 수익률 1위는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 (10,010원 ▼105 -1.04%)' ETF였다. 이 기간 12.42% 상승했다.

이어 △KOSEF 200선물인버스2X (2,010원 0.00%)(7.25%·5위) △KODEX 200선물인버스2X (2,000원 ▲1 +0.05%)(7.22%·6위) △KBSTAR 200선물인버스2X (1,995원 ▼4 -0.20%)(7.02%·8위) △ARIRANG 200선물인버스2X (4,070원 0.00%)(6.98%·9위) △TIGER 200선물인버스2X (2,120원 0.00%)(6.90%·10위) 등 곱버스 상품 수익률이 돋보였다.


하지만 당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곱버스'보다는 '커버드콜'로 방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곱버스가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긴 했지만 지수 방향성에 투자하는 상품 특성상 등락을 반복하는 횡보장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코스피는 2650~2720포인트 사이 단기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경기 불안,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에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 등이 가세하며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사는 동시에 주식을 미리 약속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매도한다. 지수가 그대로이거나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때 콜옵션 매도로 옵션 프리미엄만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소폭 하락할 경우 보유 주식에서 손실이 발생하긴 하지만 옵션 프리미엄만큼 기본 ETF보다 손실 규모가 줄어든다.

가령 국내 증시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인 'TIGER 200커버드콜5%OTM (13,630원 ▲20 +0.15%)'은 코스피200 종목을 담는 동시에 옵션 만기일에 현재보다 5% 높은 가격에 코스피200 지수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을 매도한다.

만약 한 달 뒤 코스피200 지수가 그대로거나 5% 미만으로 소폭 상승했다면 콜옵션 자체를 팔아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코스피200이 하락했다면 지수에 포함된 주식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입겠지만 콜옵션 매매로 일반적인 코스피200 ETF보다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미국 고용지표가 양호한 점과 물가 정점 통과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횡보하는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커버드콜 ETF를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횡보 가능성을 높게 보거나 하락을 방어하고 싶을 때는 ATM(등가격) ETF를 활용할 수 있다. ATM ETF는 현재 주가 지수와 동일한 행사 사격의 콜옵션을 매도한다.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옵션 프리미엄이 높고 횡보나 하락할 때 손실을 축소하는 효과가 크다.

OTM(외가격) ETF는 지수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거나 하락을 일부 방어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5% OTM ETF는 현재 주가지수보다 5% 높은 행사 가격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상품으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낮아 옵션 프리미엄도 낮다. 상승장에선 ATM보다 유리하지만 횡보장에선 ATM보다 수익률이 낮아진다.

김 연구원은 다만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급등하면 일반 ETF보다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며 "국내 커버드콜 ETF의 경우 AUM(총운용자산) 및 거래량이 일반형 ETF 대비 크게 작은 편이라는 점은 투자시 반드시 유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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