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웹젠 창업자가 2016년 2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디캠프에서 민주당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6.2.1/뉴스1
웹젠 최대주주인 김병관 창업자는 6년 전 민주당에 입당할 당시 "MB정부 이후 게임업계에 좋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다. 좋은 인재가 수혈되는 상황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정치 입문의 변을 밝혔다. 업계에 새 인력을 끌어오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던 창업자의 바람과 달리 '친정'인 웹젠은 정작 새 인력을 끌어오기 힘든 처우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 파업의 새 역사를 쓰게 생겼다.
18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 웹젠지회가 경기 성남 웹젠 본사 앞에서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 대화촉구 및 쟁의행위 예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뉴스1
노조는 "회사의 성공이 곧 직원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게임업계의 현실이라며 "웹젠의 연봉이 7000만원인데 너무 과한 걸 요구하는 것(파업)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실제 웹젠의 평균 연봉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600명이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내고 있으니 주총에서 임원 보수로 100억원이 설정되는데, 평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협상에서는 단 한 푼의 양보조차 어렵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소수 임원이 과실 독차지하는 '상후하박' 구조
김태영 웹젠 대표. /사진=머니투데이DB
이 같은 상후하박 구조는 IT(정보기술)업계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다. 평균급여는 높게 기록되지만, 실제로 일부 임원의 급여를 걷어내고 따져보면 일반 직원들이 가져가는 과실은 회사의 실적과 꼭 일치하지만은 않는다는 것. 카카오 (48,100원 ▲600 +1.26%)의 경우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급여가 1억7200만원으로 공시됐지만 스톡옵션 행사차익을 제외하면 8900만원으로 반토막이 난다. 등기이사 평균보수의 30분의 1 수준이다. NAVER (183,700원 ▲3,600 +2.00%)(네이버) 역시 미등기 임원 119명의 평균급여가 4억원대로 일반 직원의 3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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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웹젠 파업이 IT업계 전반으로 들불처럼 번져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웹젠의 파업을 앞두고 지난 12일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업계 노조가 모여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사측 '강대강' 기조에 파업 돌입 가능성↑김병관 대주주 나설까
박병석(오른쪽 다섯번째) 국회의장이 지난해 11월 1일 오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신임 김병관 국회의장 비서실장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노조는 현재 김태영 대표와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을 경우 김병관 웹젠 창업자가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기준 웹젠 주식 943만5000주를 보유해 26.72%의 지분을 들고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민주당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 창업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박병석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만 김 창업자가 실제로 노조 설득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 김 창업자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웹젠에서 보직을 맡고있지 않으며, 공직에 몸담은 상태에서 노사간 협상에 개입한다는 건 올바르지 않고 그러할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