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냉방' 트렌드에 폭염예고까지.."에어컨 일찍 사야겠네"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2.04.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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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직원들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2022년형 신제품인 휘센 타워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LG전자 직원들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2022년형 신제품인 휘센 타워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국내 가전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것은 물론 수요 분산을 위해 각종 마케팅 활동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유례없는 긴 장마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탓에 반등을 노리는 모양새다. 에어컨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에서 무풍에어컨을, LG전자는 창원 공장에서 휘센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 체제로, 양사의 시장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올 여름 폭염 전망에 에어컨 시장이 지난해 약 2조원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긴 장마로 선선한 날씨가 지속된 탓에 판매량이 부진했던 데다 올해는 일찍이 폭염이 예고돼 높은 수준의 수요가 2분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 5일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7~8월에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을 것으로 관측했다.



서울 중구 롯데하이마트 서울역점에 창문형 에어컨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서울 중구 롯데하이마트 서울역점에 창문형 에어컨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
최근 들어 각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가족과 생활하더라도 각자의 방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방방냉방(방마다 냉방)'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영향이다. 이 부문에서는 특히 창문형 에어컨이 인기다. 저렴하면서 냉방 성능이 뛰어난 덕에 가성비 제품을 찾는 1인가구에게도 각광받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집 구조상 실외기를 연결하기 어려운 방을 중심으로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파세코, 위니아 등 중소기업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의 신제품 '윈도우 핏'을 앞세워 20년만에 시장에 재진출했고, LG전자도 올해 상반기 내에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COVID-19)로부터의 일상 회복 정책을 추진하면서 에어컨 수요가 일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집 안에서의 활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에어컨 소비 동력 역시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에어컨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 가운데 날씨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수요가 늘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높은 수요 기대에 가전업계는 일찌감치 메케팅 활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30일까지 2022년형 무풍에어컨을 구매할 경우 행사 모델에 따라 최대 40만원 상당의 캐시백 또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LG전자는 지난 2~3월 신제품 에어컨을 구매하면 캐시백,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실시했고, 지난달 말부터는 사전 점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업계 한 인사는 "에어컨은 주문부터 설치까지 수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총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선 수요를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컨이 가전업계의 1·2분기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제품인 데다가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으로 기업들이 반등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업계 간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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