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장원준, 임창민, 홍건희, 김강률./사진=OSEN
두산다운 경기였다. 차근차근 1점을 만들고, 마운드는 꿋꿋이 버텼다. 야수들은 잇따른 호수비로 투수들을 도왔다. 마운드 싸움도 돋보였다.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한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33)에 맞서 이영하는 5⅔이닝 동안 총 108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그때마다 베테랑 불펜진이 나서서 키움에 찬물을 끼얹었다. 4명의 베테랑이 나서서 단 한 점도 주지 않는 짠물투를 선보였다. 첫 주자는 임창민(37)이었다. 수 년간 NC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던 그는 지난해 방출당한 후 두산으로 옮겼다. 15일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임창민의 쓰임새에 대해 "(임)창민이는 포크와 제구가 되다 보니 6회초에는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두산 이영하(오른쪽)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 경기 6회초 2사 1루에서 임창민과 교체되고 있다./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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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자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장원준(37)이었다. 지난 3년간 부상으로 26⅓이닝 소화에 그친 장원준에게도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이도 제 역할이 있다"고 믿음을 줬다. 그리고 7회초 1사 1루, 리그 최고의 좌타자 중 하나인 이정후와 맞대결에서 2루수 박계범의 도움을 받아 땅볼로 처리했다.
맏형들의 호투로 키움의 무득점이 길어지자 분위기는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왔다. 홍건희(30)가 1⅓이닝, 김강률(34)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으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고 이영하는 2021년 4월 14일 잠실 KT전 이후 367일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2018년 프로 2년 차에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깜짝 스타가 된 이영하는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불펜으로 강등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 시즌 선발투수로 복귀했다. 경기 후 이영하는 "야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던졌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대한 마운드에 오래 버티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올 시즌 목표를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하며 제 몫을 다 해줬다"면서 "뒤에 나온 투수들도 효과적인 피칭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지며 잘 막아줬다"고 베테랑 불펜들을 따로 칭찬했다. 이어 "오늘 2루수로 나온 박계범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또 중요한 찬스마다 필요한 점수를 뽑아준 타자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