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4.5세 불펜' 짠물투, '17승 영건' 367일 만의 선발승 지켰다 [★잠실]

스타뉴스 잠실=김동윤 기자 2022.04.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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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장원준, 임창민, 홍건희, 김강률./사진=OSEN왼쪽부터 장원준, 임창민, 홍건희, 김강률./사진=OSEN


'17승 영건' 이영하(25)가 367일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그 뒤에는 평균 34.5세 불펜의 짠물투가 있었다.



두산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4-1로 승리했다. 키움의 연승 행진을 막아낸 두산은 8승 4패로 3위로 올라섰다.

두산다운 경기였다. 차근차근 1점을 만들고, 마운드는 꿋꿋이 버텼다. 야수들은 잇따른 호수비로 투수들을 도왔다. 마운드 싸움도 돋보였다.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한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33)에 맞서 이영하는 5⅔이닝 동안 총 108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키움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유격수 강민국의 실책으로 1-3 역전을 당했음에도 점수 차는 2점에 불과했다. 매 이닝 출루를 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날 기회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베테랑 불펜진이 나서서 키움에 찬물을 끼얹었다. 4명의 베테랑이 나서서 단 한 점도 주지 않는 짠물투를 선보였다. 첫 주자는 임창민(37)이었다. 수 년간 NC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던 그는 지난해 방출당한 후 두산으로 옮겼다. 15일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임창민의 쓰임새에 대해 "(임)창민이는 포크와 제구가 되다 보니 6회초에는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두산 이영하(오른쪽)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 경기 6회초 2사 1루에서 임창민과 교체되고 있다./사진=OSEN두산 이영하(오른쪽)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 경기 6회초 2사 1루에서 임창민과 교체되고 있다./사진=OSEN
임창민은 감독의 믿음에 하루 뒤 무실점 피칭으로 보답했다. 6회초 이영하를 대신한 임창민은 최근 기세가 좋은 김주형과 박찬혁을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낙차 큰 포크와 슬라이더에 기세 좋던 두 사람도 속수무책이었다.


다음 주자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장원준(37)이었다. 지난 3년간 부상으로 26⅓이닝 소화에 그친 장원준에게도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이도 제 역할이 있다"고 믿음을 줬다. 그리고 7회초 1사 1루, 리그 최고의 좌타자 중 하나인 이정후와 맞대결에서 2루수 박계범의 도움을 받아 땅볼로 처리했다.

맏형들의 호투로 키움의 무득점이 길어지자 분위기는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왔다. 홍건희(30)가 1⅓이닝, 김강률(34)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으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고 이영하는 2021년 4월 14일 잠실 KT전 이후 367일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2018년 프로 2년 차에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깜짝 스타가 된 이영하는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불펜으로 강등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 시즌 선발투수로 복귀했다. 경기 후 이영하는 "야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던졌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대한 마운드에 오래 버티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올 시즌 목표를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하며 제 몫을 다 해줬다"면서 "뒤에 나온 투수들도 효과적인 피칭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지며 잘 막아줬다"고 베테랑 불펜들을 따로 칭찬했다. 이어 "오늘 2루수로 나온 박계범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또 중요한 찬스마다 필요한 점수를 뽑아준 타자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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