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브비, 주가 6개월새 50%↑… R&D와 배당 매력 주목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4.1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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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브비, 주가 6개월새 50%↑… R&D와 배당 매력 주목


미국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AbbVie) 주가 상승이 무섭다. 6개월 동안 주가가 50% 가까이 뛰었다. 화이자(Pfizer)나 머크(MSD) 등 경쟁사 상승폭을 웃도는 수치다.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혼란한 미국 증시 상황에서도 지난 한 달간 4% 이상 올랐다. 한 해 25조원 매출을 올리는 휴미라의 존재감과 빠르게 성장하는 후속 신약이 투자자를 사로잡았다.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를 노리는 뛰어난 R&D(연구개발) 실력과 배당주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1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애브비 주가는 지난 14일(현지 시각) 기준 162.3달러로 6개월 전보다 48.46% 올랐다.



애브비 주가 성장은 다른 글로벌 경쟁사 상승폭을 크게 상회한다. 글로벌 매출 1위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J&J) 주가는 같은 기간 161.3달러에서 180달러로 11.53% 올랐다. 코로나19(COVID-19) 백신과 치료제로 익숙한 화이자(Pfizer)와 머크(MSD)도 각각 28.03%와 10.95% 상승을 보였다.

이외 상승폭이 컸던 종목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32.81% △일라이릴리(Eli Lilly) 26.9%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18.74%이 있다.



애브비 주가 상승 동력은 휴미라와 같은 탄탄한 자가면역질환 포트폴리오다. 지난해 휴미라 글로벌 매출은 206억9400만 달러(약 25.5조원)다. 유럽 내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 공세가 거세지만 여전히 전 세계 1위 매출을 기록 중이다. 오히려 전 세계 매출은 전년 대비 4.3% 올랐다.

2023년 휴미라 미국 특허 만료라는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스카이리지·린버크 등 '포스트 휴미라'의 등장이 우려를 불식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리지·린버크도 휴미라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매출 규모는 휴미라의 10분의 1수준이지만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스카이리지 글로벌 매출은 29억3900만 달러(약 3.6조원)로 전년 대비 84.9% 올랐다. 린버크도 16억5100만 달러(약 2조원) 매출을 기록해 100%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바이오시밀러로 매출이 감소할 휴미라를 대체해 향후 애브비 주력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학 치료제 분야 강자는 어디에다 물어봐도 '애브비'라는 답변이 나온다"며 "휴미라가 14개 적응증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됐듯, 스카이리지·린버크도 추가 적응증을 확보하는 등 면역학 파이프라인이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美 애브비, 주가 6개월새 50%↑… R&D와 배당 매력 주목
2019년에는 앨러간(Allergan)을 인수하면서 보톡스를 주력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지난해 보톡스 매출은 미용과 치료를 합쳐 46억8300만 달러(약 5조7000원)에 달한다.

출시하면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을 만드는 우수한 연구·개발 실력도 주목받는다. 애브비의 C형간염 치료제 마비렛이 대표적이다. 마비렛은 80%에 가까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독주 중이다.



최초의 C형간염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GlieadSciences)에서 만든 소발디와 하보니다. 이어 머크에서 제파티어를 잇따라 출시했다. 마비렛은 4번째 치료제로 다소 늦게 등장했음에도 모든 유전자형 C형간염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시장을 석권했다.

휴미라도 뒤늦게 등장해 시장을 평정한 케이스다. 레미케이드와 엔브렐에 이어 세 번째로 등장한 TNF-a 억제제지만 빠른 적응증 확보로 글로벌 1위 치료제가 됐다.

배당주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애브비 연간 배당 성장률은 2018년 50%, 2019년 11%, 2020년 10%, 2021년 9%로 꾸준히 올랐다. 올해부터는 분기당 한 주에 1.41달러, 1년에 5.64달러를 받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앨러간 인수 이후 보톡스 매출로 현금도 충분하고 배당금도 많이 나온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만든 건 아니지만 확보한 현금으로 다른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등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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