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강 분사 시 코 안쪽에 보호막을 형성해 바이러스가 우리 몸 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원리로 소규모 형태의 단백질이 바이러스 침투를 교란시켜 감염을 예방한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제조 및 유통이 쉽고, 다회 투여(multi-dose) 제형으로 여러 번 사용 가능하다.
스프레이형 백신 개발에 나선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뿐만이 아니다. 진원생명과학과 샐바시온등 일부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개발 착수 시점은 오히려 SK바이오사이언스보다 빨랐다.
샐바시온은 '코빅실V'를 개발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해 미국과 유럽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판매허가를 위한 신청을 준비 중이다. 코빅실V는 매일 2회 분사하는 스프레이다.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를 99%이상 중화시키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도 99.9%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레이형 백신은 콧속에 직접 뿌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항체가 코와 입, 목 등 상기도에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주사형 백신이 주로 기관지와 폐 등 하기도에 항체를 형성하는 것과 대비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폐에 항체를 형성한 주사형 백신이 중증화를 막는 효과가 컸다면 스프레이형 백신은 바이러스 유입 루트에 항체를 형성해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급된 백신이 바이러스의 폐 진입을 막아 사람을 살리는 백신이었다면, 스프레이 백신은 감염을 막는 백신이라는 뜻이다.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감염병 패러다임 변화에 적합한 백신이라는 것이 의료계와 업계 해석이다. 치명률이 높았던 감염병 초기 국면과 달리 이제 상대적으로 낮은 치명률의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엔데믹 단계에 간편하게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스프레이형 백신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화이자 역시 스프레이형 백신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차별화된 바이러스 감염 예방 및 치료법을 확보하게 되면, 계속해 진화하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류에 위협이 될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다양한 국제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