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입모아 "현대차그룹 전기차가 1등"…재조명받는 '정의선 리더십'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이태성 기자 2022.04.15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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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서비스 로봇 '스팟'과 함께 CES 2022에 등장하고 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서비스 로봇 '스팟'과 함께 CES 2022에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 시절 '패스트 팔로워'에서 전기차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 부상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세계적으로 인정 받기 시작하면서다. 이를 이끌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더십도 재조명받는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기차 전환 시기의 퍼스트 무버가 되자'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을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자"고 독려했다.



세계가 먼저 알아본 아이오닉5·EV6…美·英·獨서 '올해의 차' 독식
(서울=뉴스1) =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모터쇼 현장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가 ‘세계 올해의 자동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 선정되며 3관왕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2.4.14/뉴스1  (서울=뉴스1) =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모터쇼 현장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가 ‘세계 올해의 자동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 선정되며 3관왕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2.4.14/뉴스1
아이오닉5와 EV6의 기반이 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가동이 분기점이었다. 정 회장은 타 업체들이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 적용을 적극 주문했다.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과 18분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 경쟁 업체들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적용을 주저했던 고사양 장치들이 E-GMP에 대거 탑재된 배경이다.



아이오닉5와 EV6의 상품성은 세계가 먼저 알아봤다. 아이오닉5는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에 이어 미국에서 '세계 올해의 차(WCOTY)'를 비롯해 '올해의 전기차'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3개 부문을 동시 석권했다. EV6는 '유럽 올해의 차', 영국 유력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 선정 '올해의 차' 등을 수상했다.

호평은 판매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5만2719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이 부문 전세계 '톱5'권에 진입했다. 올 1분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7만6801대로 지난해 동기 4만4460대 대비 73% 증가했다.

국내에서 2만2768대가 판매돼 155%, 해외에서 5만4033대가 판매돼 52% 각각 신장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이 목표다.


로보틱스·자율주행 청사진 그리는 현대차그룹…정의선 "인류를 위해 도전하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그럼에도 정 회장은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는 전날(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모빌리티회사로 변모하는 자사 그룹에 대해 "(최근 몇 년간 현대차는)당연히 100점은 안되고 30점이나 40점 주고 싶다. 당장 저부터 많이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상을 많이 타면 좋은 것이니 내부적으로 성취감은 있을 수 있지만, 차를 단순히 많이 파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회사 내부 체질을 바꾸는데 노력을 많이 해야 된다고 본다. 사람도 내부가 건강하고 체력이 좋고 체질이 좋아야 하지, 체격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인류를 위해서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창업주께서 현대를 처음 시작하실 때 정비소·중동건설·한강대교 등을 일구셨고, 그때 당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의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을 이용한 청사진도 그리는 중이다. 정 회장은 "로봇기술의 브레인이 되는 기술을 갖고 있는 곳과 협업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자동차와 시너지 낼 수 있는 건 로지스틱스(물류)에 먼저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안전서비스 로봇.현대차 안전서비스 로봇.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만드는 로봇을 '모든 곳에 있는 비서'라고 지칭했다. 그는 "산업용·개인용 로봇 모두 고려하고 있다"며 "산업용 쪽은 로지스틱스·제조에 활용할 수 있고 개인용 로봇은 차에 로봇이 부착되거나 '타고 다니는 비서'처럼 이동시 운전자를 돕고 (운전자가) 잠자리에 들면 알아서 충전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단순 기술개발이 아니라 당장 활용할 수 있을만큼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은 2026년까지 레벨3를 완벽하게 구현하고 레벨4도 테스트하고 있지만 얼마나 완성도 있냐가 중요하다"며 "미국 기준으로 레벨4는 2026년에 차를 만들어 생산·판매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UAM(도심항공모빌리티)가 나오면 하늘 길은 돌발 변수가 적기 때문에 차보다 더 안정적이고 빠르게 정착되지 않을까 싶다"며 "기술상으로는 2026년에 실현할 수 있지만 법규·규제 때문에 실제 활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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