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안 되는 전기차 만든다"…日혼다 10년간 78조원 투자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4.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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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내에 전기차 연 200만대 생산 목표…'전고체 전지' 사용 준비도 진행

12일 일본 본사에서 기자회견 중인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 /사진=AFP12일 일본 본사에서 기자회견 중인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 /사진=AFP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혼다가 오는 2040년에 판매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나 연료전지차로 생산한다는 목표를 향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에 따르면 혼다는 이날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전기차 30종을 출시하고, 연간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연간 생산량의 약 절반을 전기차로 생산한다는 것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NHK는 전했다. 혼다의 지난해 전체 생산 대수는 413만대였다.

혼다는 또 향후 10년간 8조엔(약 78조5000억원)을 전기차 관련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0년간(2012년 3월~2021년 3월) 연구개발비 7조엔보다 1조엔이 늘어난 규모다. 전체 투자금 8조엔 중 5조엔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한다. 5조엔 중 3조5000억엔은 연구개발(R&D)비, 1조5000억엔은 설비 투자비용으로 사용된다.



혼다는 우선 2024년에는 자국 시장에 판매가 100만엔(약 980만원)대의 경차 크기의 상용 전기차를 출시하고, 그 이후에 일반용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는 세계 판매량 40%를 차지하는 중국에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2024년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 개발하는 전기차 2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2027년 이후에는 GM과 같이 개발한 양산형 전기차 모델 여러 개를 판매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 이외 북미 공장에도 전기차 전용 라인도 마련할 방침이다.

배터리 조달 체제도 강화한다. 혼다는 '전고체 전지'의 실증 생산라인도 2024년부터 가동하겠다고 했다. 전고체 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대체하는 것으로 기존 전지보다 안전성과 성능이 뛰어난 차세대 배터리다. 해외에서의 배터리 공급 강화를 위해 중국에서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CATL과 협력하고, 북미에서는 GM과 함께 다른 기업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비용 절감을 위한 다른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혼다는 지난달 소니와 전기차 사업 제휴에 합의했다. 양사는 전기차 개발과 판매를 위한 새로운 회사를 연내에 설립하고, 2025년에 첫 모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혼다는 차량 개발과 생산, A/S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소니는 센서와 통신, 엔터테인먼트 기술 등을 담당한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치 있는 상품을 세계에 확산시키겠다"며 "지역에 특성에 맞게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2030년 20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반드시 달성하고 싶다"며 "전기차뿐만 아니라 모빌리티라고 불리는 것에 혼다의 로고가 붙여 세계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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