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에디슨모터스' 되나?…KB증권 이탈에 쌍방울그룹주 '뚝뚝'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정혜윤 기자 2022.04.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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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KB증권이 쌍방울그룹의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히자 쌍방울그룹 관련주가 급락했다. 인수 기대를 품고 쌍방울그룹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나올 걸 우려하는 눈치다.

12일 쌍방울 (269원 0.00%)은 전 거래일 대비 156원(-16.42%) 하락한 79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와 함께 쌍방울그룹주로 분류되는 광림 (1,006원 ▼3 -0.30%)(-25.33%), 비비안 (1,019원 ▼17 -1.64%)(-5.85%), 아이오케이 (3,960원 ▼110 -2.70%)(-5.24%), 나노스 (640원 ▲73 +12.87%)(-3.05%) 등도 함께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쌍방울그룹 관련주가 이날 하락세를 보인 건 쌍방울그룹이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쌍용차 인수대금을 치룰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생겨서다.

이날 KB증권은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앞서 KB증권은 인수대금 4500억원의 절반을 조달하겠다는 금융참여의향서(LOI)를 쌍방울그룹 측에 제출했다.



하지만 추가 내부 논의 과정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리스크 확대 우려가 있다고 판단, KB증권이 선제적으로 철회의사를 쌍방울그룹 측에 전달했다. KB증권 측은 LOI는 그 자체로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으며 제출 역시 딜을 제안하는 초기 과정의 절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쌍방울그룹의 나머지 인수대금의 절반은 유진투자증권이 조달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상태다. 다만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 측은 "자금 조달에 대해 협의한 건 맞으나 구체적 사항에 대해 결정난 건 없다"며 "투자 및 투자 철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사진=뉴스1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사진=뉴스1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 우려…개미들 '발 동동'
투자자들은 쌍방울그룹 관련 악재가 나올 때마다 '제2의 에디스모터스 먹튀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쌍방울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이 충분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앞서 쌍용차 인수에 나섰던 에디스모터스 컨소시엄이 잔여 인수대금 납부기한(3월25일)까지 대금 2743억원을 납부하지 않자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의 유동자산은 2712억9200만원이고 비유동자산 등을 포함해도 3956억4369억원이다. 여기에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2곳에서 4500원의 인수자금 투자를 확보하면서 추진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KB증권이 인수자금 투자 철회를 하면서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31일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검토 소식이 알려진 후 관련주는 급등락을 반복해왔다. 쌍방울그룹 아이오케이의 경우 지난 1일부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연초 1000~14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갑자기 2085원까지 급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5일 -26.14%, 6일 -12.34%, 7일 -10% 연속 하락하며 1215원으로 주저앉았다. 쌍방울, 비비안도 마찬가지다.

쌍용차 소식만으로 주가 급등락 현상이 발생하자 금융당국도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현상이 지속되면 관련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은 임원회의를 열고 "최근 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악용함으로써 시장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테마주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같은 차원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의 체계적 협력과 관련 부서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조사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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