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꺾여도 4대금융 '거뜬'…1분기 합산 순익 4조원대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2.04.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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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1분기 순이익/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4대금융 1분기 순이익/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1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은 줄었지만 금리 상승이 은행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고 탄탄하게 다져놓은 비은행 계열사들도 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의 당기순이익 합산 예상치는 4조185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3조9680억원)와 비교했을 때 5.47%(217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은행의 가계대출 감소 등 악재가 있었지만 이자이익에 타격은 없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내내 감소세를 그렸다. 지난달 기준 570조1898억원으로 1월(574조1470억원), 2월(572조9424억원)과 비교해 각각 4조원, 3조원 가까이 줄었다. 가계대출은 감소했지만 기업대출 성장이 전체 대출 역성장을 막았다.

게다가 금리까지 올라 이자이익을 지킬 수 있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6%대를 넘어서는 등 금리 상승이 가팔랐다.



증권 업황에 먹구름이 끼었지만 탄탄하게 다져놓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 불안정성이 커지고 부진이 이어지면서 증권사 이익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투자 열풍이 식지 않아 증권사 실적이 돋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고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를 품는 등 최근 몇년간 이어진 인수합병(M&A)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실적 방어가 가능했다.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2.6%, 42.1%로 절반에 가까워졌다.

몇몇 금융지주는 1분기에도 최대실적 경신이 예상되면서 배당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련 언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KB금융은 분기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앞서 KB금융은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를 결정하면서 분기배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KB금융의 정관상 분기배당은 가능하다.


분기배당의 정례화를 강조해온 신한금융은 1분기 분기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기준일을 명시하기로 정관을 바꾸면서 중간배당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간배당이 정례화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KB금융, 신한금융의 자사주 소각에도 주목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줬다고 봐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지난 2월과 지난달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자사주 소각, 분기배당을 비롯한 주주친화정책으로 은행 업황 사이클 상승 국면에서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주주친화정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KT와 상호 지분을 취득하는 등 다른 활로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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