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르자 '미세먼지 유발' 선박용 경유 주유소에서 판 일당 검거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2.04.12 12:00
글자크기
경찰이 고유황 성분이 포함된 선박용 경유와 정상 경유를 섞어 팔아 15억 상당의 이익을 챙긴 일당 50명을 검거했다. 선박용 경유는 붉은 색을 띄고 정상 경유는 노란색을 띄어 육안으로도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일당은 붉은 염료를 제거하는 차량을 제작해 선박용 경유의 붉은 색을 빼내는 수법을 썼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선박용 경유(왼쪽)와 정상 경유(오른쪽)./사진제공=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경찰이 고유황 성분이 포함된 선박용 경유와 정상 경유를 섞어 팔아 15억 상당의 이익을 챙긴 일당 50명을 검거했다. 선박용 경유는 붉은 색을 띄고 정상 경유는 노란색을 띄어 육안으로도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일당은 붉은 염료를 제거하는 차량을 제작해 선박용 경유의 붉은 색을 빼내는 수법을 썼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선박용 경유(왼쪽)와 정상 경유(오른쪽)./사진제공=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기름값이 오르자 값싼 선박용 경유를 일반 경유와 섞어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가짜 석유를 만들어 팔아 이익을 챙긴 일당 50명을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엔 공급과 알선, 유통, 탈색업자 4명도 포함됐다.

일당은 최근 기름값이 오르자 2020년 2월부터 2021년 10월 사이 고유황 성분이 포함된 선박용 경유를 1리터당 약 400원에 사들여 가짜 석유를 제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고유황 성분이 포함된 선박용 경유는 면세품으로 값이 싸다. 일당은 해상유 거래가 이뤄지는 전라남도 여수시 오동도 인근 해상에서 해당 경유 약 150만 리터를 불법 매입해 정상 경유와 1:2 비율로 섞어 가짜 섞유 약 500만리터를 제조했다. 이어 충청남도와 충청북도, 경상북도, 전라북도 등 전국 주요소 21개소와 공모해 1리터를 약 1400원에 판매하고 약 15억 이익을 남겼다.

일당이 사용한 선박용 경유는 황 성분이 정상 경유보다 최대 50배 넘게 포함돼 미세먼지를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일당은 단속을 피해 공급·알선·유통·판매 등 점조직을 구성해 각 단계마다 신분을 철저히 감췄다. 또 선박용 경유가 일반 경유과 다르게 붉은 색을 띄기 때문에 붉은 염료를 제거하는 설비를 제작해 정상 경유 색깔로 탈색했다. 보는 눈을 피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를 골라 가짜 석유를 유통하기도 했다.

경찰은 2020년 초에 범행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한 끝에 일당 50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유통책, 알선책을 추적해 검거하거나, 가짜석유 제조 현장과 탈색 현장에 잠복해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또 일당이 제조한 가짜 석유 약 13만 리터를 압수해 1만 리터는 증거로 보관했고 나머지는 폐기처분했다.

경찰은 일당 중 47명에 대해선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송치했다. 주유소 관계자 21명도 석유가 가짜인 것을 알고 팔았다고 보고 함께 송치했다.


일당 중 2명은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에서 구속 전 실질심사를 받게 되자 도주했다. 경찰은 이들을 추적 중이며 남은 1명에 대해서도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가 시대에 미세먼지 유발 주범으로 꼽히는 가짜 석유제품 판매 사범을 지속 단속해 불법 유통을 차단하겠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