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뉴스1) 신웅수 기자 = 봄을 맞아 이달부터 GTX(광역급행철도), 아파트 등 건설공사가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모래나 자갈 등 골재 생산량이 줄어 레미콘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북부 전체 생산량의 30%를 차지한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이 지난 1월 토사 붕괴 인명 사고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멈춰 있다. 골재는 국토교통부의 골재수급계획상 지역별 자체 공급 원칙이 있어 타 지역에서 공급받기도 어려워 수도권 북부의 골재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골재 부족이 레미콘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골재는 레미콘에서 8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로 현재까지는 비축한 재고로 레미콘을 생산하고 있지만 골재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레미콘 생산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은 28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의 모습. 2022.3.28/뉴스1
아파트 공사현장에선 분양가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가 공사비를 올리는 대신 그만큼 줄어든 개발이익을 분양가를 통해 보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늘어난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일반 분양가 책정을 다시 하는 조합도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처와 공사비 인상 협의가 잘된 곳은 자재가격 인상분 등을 일부 반영해 계약서를 다시 썼다"면서 "이런 사업장은 하도급업체에도 공사비를 올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주처나 조합과 공사비 인상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사업장은 공사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C신탁사 관계자는 "책임준공을 맡은 사업장이 100곳 넘는 데 이중 약 17%가 공사가 늦어지고 일부 사업장은 공사가 중단돼 갈등을 빚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사가 늦어지면 금융기관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발주처와 시공사간 중재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도급계약 시점과 실제 공사가 진행되는 착공 시점에 시차가 있어 공사비 갈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자재가격 인상은 대형사보다 중견사, 중견사보다는 중소건설사에 타격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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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콘크리트 서울·경기·인천사용자연합회(이하 철콘연합회)는 13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2차 단체행동 돌입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특히 11일 현재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 348개 현장 가운데 소극적이거나 관심이 없는 163곳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철콘연합회 측은 지난 2일 100대 건설사에 하도급대금의 20% 인상을 요구하면서 전국 건설현장 30여곳에서 공사 보이콧을 강행했다.
김학노 철콘연합회 대표는 "통상 몇 % 정도의 원가상승은 감안해서 공사를 하는데 30~100% 상승은 도저히 공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금을 정산할 때 이 부분을 일정부분 반영해달라는 요청"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나섰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합동으로 시멘트협회, 레미콘협회, 건설협회 등 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멘트와 레미콘의 생산확대를 주문하고 협회 등을 통해 공사계약 조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조정 등 제도개선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공사비 인상에 따라 분양가 인상도 예상된다. 경기도 D재건축조합은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에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일반분양가를 얼마까지 올려야 조합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E시행사 대표는 "최근 시공사들로부터 공사비 인상 요구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이미 계약이 끝난 사업장에 대해 공사비를 올려줄 의무는 없지만 도의적으로 일부 인상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비를 인상해주는 대신 분양가도 연동해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재가격, 인건비, 공시가 상승에 따른 택지비 상승뿐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 관련 인건비와 장비 등 비용도 늘었다"면서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