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이번에도 파격 대신 '실력·민생·협치' 택했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2.04.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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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8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을 발표했다. 2022.4.10/뉴스1 (서울=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8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을 발표했다. 2022.4.10/뉴스1


10일 경제부총리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키워드는 이번에도 '민생'과 '협치', '실력'이었다. 이달 초 새 정부의 초대총리로 지명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인선에서 가늠했던 것처럼 파격 발탁보다는 검증된 이력과 풍부한 경험을 높이 샀다는 평가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 추경호...민생·협치·실력 키워드 관통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인선 기준은 다른 것 없이,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서 이끌어 주실 분이신가에 기준을 두고 그렇게 저희가 선정을 해서 또 검증을 한 것"이라며 "고위 공직에 인선과 검증의 기준은 결국 국민들이 보시는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들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맥락에서 8개 부처(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면면을 보면 이른바 '3대(민생·협치·실력) 기준'이 최우선으로 작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키워드로 설명이 가능한 인사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다.



추 후보자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 재선 의원으로 관료 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특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오래 활동해 윤 당선인의 공약인 50조원의 추경(추가경정예산) 관련 대야 협상을 기대할 수 있다. 직전 원내수석 부대표도 맡아 풍부한 여당과의 협상 경험도 쌓았다.

추 후보자는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서민 생활물가와 민생 안정"이라면서 " 만약에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경제 장관들이 '원팀'이 돼서 당면 현안인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면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3선 경력의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여소야대' 국면을 고려한 카드로 해석된다. 인수위는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를 한시적으로 배제해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하는 등 '부동산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172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협치 없이는 향후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 후보자는 대선에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제기를 주도하며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법·입법·행정을 모두 경험한 만큼 정무감각도 갖췄다.

원 후보자는 "국민들의 고통과 눈높이를 국토, 부동산, 교통 분야에서의 전문가들과 잘 접맥시켜서 국민과 함께 국민 전체, 국민의 꿈을 실현시키고 고통을 더는 데 정무적 중심, 종합적 역할을 하란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尹 당선인 반도체 관심 산업부·과기부 인선으로 드러나...국방는 '한미 동맹'
산업통상자원부(이창양 KAIST 교수·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장관 후보자는 철저하게 전문성만 보고 발탁했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SK하이닉스에서 8년 간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이종호 후보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표준인 '벌크 핀펫'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지난 7일 주한미군 평택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헬기로 이동할 당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보고 "반도체 산업 등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첨단 산업들을 더 발굴하고 세계 일류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목소리가 인수위 안팎에서 높다. 실력이 있다면 진영을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연령·성별·학벌·출신 지역 등도 '할당제'로 삼지 않겠다 것이 윤 당선인의 원칙이다.

윤 당선인은 초대 내각 후보자 발표 뒤 가진 일문일답에서 '대선 때 30대 장관이 나올 것으로 말했는데 지명자들의 다양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질문에 "저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라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잘 맡아 이끌어주실 분이신지 기준을 두고 선정해서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맡아서 이끌 분을 찾아 지명하다 보면 대한민국의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 세대, 남녀가 균형있게 잡힐 것"이라면서 "어차피 지명해야 될 공직은 많다"며 향후 조각을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대응해야 하는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군심'도 달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섭 전 합참차장(예비역 중장)을 발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윤 당선인은 이 후보자에 대해 "야전 지휘관과 국방부 합참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군사작전과 국방정책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은 분"이라면서 "합참 한미연합방위추진단장을 지내며 안보 동맹에도 큰 기여를 했다. 튼튼한 안보와 강력한 국방력 구축하면서 동맹국과도 긴밀한 공조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8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을 발표했다. 2022.4.10/뉴스1 (서울=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8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을 발표했다. 2022.4.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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