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흘리고 방망이 헛돌고' 손발 꼬인 호랑이, 1064일 만의 스윕 허용 [★인천]

스타뉴스 인천=김동윤 기자 2022.04.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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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이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모자를 만지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KIA 김선빈이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모자를 만지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


배수의 진을 치고 나가겠다는 경기 전 각오가 무색했다. KIA 타이거즈가 SSG 랜더스에 1064일 만의 스윕을 허용했다.

KIA는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2-11로 완패했다. 시즌 첫 3연패에 빠진 KIA는 3승 5패로 공동 6위가 됐다. 반면 개막 8연승을 달린 SSG는 2003년 KIA와 함께 KBO리그 개막 최다 팀 연승 기록 공동 2위에 올랐다. 1위 기록은 2003년 삼성의 10연승이다.

이날은 앞선 8일(0-3 패), 9일(5-9 패)보다 더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 KIA 외국인 선수 로니 윌리엄스는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7실점(2자책)으로 이번 3연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총 투구 수 71개 중 스트라이크가 41개밖에 되지 않는 제구력도 문제였지만, 그를 무너트린 것은 수비였다.



2회말 포수 김민식은 로니의 시속 136km 체인지업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볼을 흘렸다. 무사 3루 위기에서 김도영은 케빈 크론의 3루 강습 타구를 1루로 악송구해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김민식의 포일, 김선빈의 송구 실책 등 손발이 꼬인 모습을 계속해서 보였다. 4회에는 로니와 구원 등판한 유승철이 홈런 두 개를 내주는 등 대거 6실점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선발 투수가 로니 윌리엄스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SSG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선발 투수가 로니 윌리엄스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SSG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KIA타이거즈
이번 3연전에서 KIA는 철저히 SSG에 밀렸다. 마운드가 3일간 23점을 내줬고 그 중심에는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하면 5회도 버텨주지 못하는 선발진이 있었다. 야수들의 크고 작은 실책(3경기 5개)들이 투수들의 경기 운영을 어렵게 했지만, 핑계를 대긴 어려웠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끊임없이 방망이가 헛돈 타선이었다. KIA는 타자 친화 구장인 SSG랜더스필드에서 타격감이 살아나길 바랐으나, 그보다 더 취약한 마운드로 상대의 타격감만 살려줬다. 안타 수 KIA 14개, SSG 30개로 2배 이상 차이가 났고 장타는 KIA 3개, SSG 13개로 4배 이상이었다.

중심 타선의 침묵이 치명적이었다. SSG와 3연전 전까지 타율 0.133이었던 최형우는 9타수 무안타로 0.083, 김선빈은 타율 0.222에서 9타수 1안타로 0.185가 됐다. 나성범 9타수 1안타, 소크라테스 11타수 1안타로 마찬가지였다. 3연전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기대주 김도영, 김석환이 첫 안타로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정도였다.

반면 SSG는 최정, 한유섬 등 중심 타자가 폭발력을 보였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박성한, 최지훈, 최주환마저 손맛을 보며 제대로 막힌 혈을 뚫었다. 이런 상황에서 KIA가 이길리는 만무했다. SSG는 2019년 5월 10일~12일 광주 3연전 이후로 1064일 만에 KIA전 스윕을 기록했다.


최형우./사진=KIA타이거즈최형우./사진=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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