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통한의 범실' 케이타 엎드려 폭풍오열,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인천]

스타뉴스 인천=심혜진 기자 2022.04.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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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케이타(동그라미 안)가 9일 챔피언결정전 패배 후 코트에서 엎드려 울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KB손해보험 케이타(동그라미 안)가 9일 챔피언결정전 패배 후 코트에서 엎드려 울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케이타의 케이타에 이한, 케이타를 위한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7점 맹폭을 했지만 마지막 실수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패배 후 케이타는 코트에서 폭풍 오열했다.

KB손해보험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원정에서 맞이한 3차전에서 대혈투를 이어가며 마지막까지 분전했지만 대한항공을 넘어서지 못했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의 행보는 엄청났다. 팀 사상 정규리그 최고 성적을 냈다. 2위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처음 기록한 호성적이다.



케이타의 힘이 컸다. 정규리그서 한 시즌 역대 최다 득점(1285점)을 기록한 케이타는 그만큼 영향력이 컸다. 케이타는 엄청난 타점을 앞세워 상대 블로킹 위에서 내리꽂는 화끈한 공격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특히 경기력뿐만 아니라 화끈한 세리머니는 팬들을 기쁘게 했다. 득점 이후 그가 선보이는 세리머니는 V리그의 흥행 요소로 자리 잡았고 케이타는 '흥부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케이타의 활약에 힘입어 KB손해보험은 플레이오프에선 한국전력을 물리치고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전력 우세로 2승을 따낼 것으로 봤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저력을 펼쳤다.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케이타의 맹활약에 힘입어 챔피언결정전 첫승을 따냈다.


대망의 3차전이다. 역대 정규리그 1위 팀이 우승할 확률은 43.75%, 2위 팀이 우승할 확률도 43.75%였다. 확률만 놓고 보면 똑같다. 결국 분위기 싸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봐야 한다.

역대 사례를 볼 때 챔피언결정전 첫 진출팀이 우승한 사례는 2014~2015시즌 OK저축은행이었다. 만약 KB손해보험이 승리했다면 7시즌 만에 두 번째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

KB손해보험 케이타./사진=KOVOKB손해보험 케이타./사진=KOVO
역시 첫 우승은 힘겨웠다. 이날 케이타는 무려 57득점을 올리며 KB손해보험의 공격을 이끌었다.

1세트에서 9득점을 올리며 공격성공률 47.06%를 기록했다. 몸을 움츠렸던 케이타는 2세트에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양 팀 최다 득점인 14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50%까지 상승했다. 3세트에서도 펄펄 날았다. 13득점에 공격성공률은 무려 92.31%나 됐다. 케이타가 펄펄 나니 KB손해보험의 승리는 당연했다. 2, 3세트를 내리 잡았다.

하지만 체력적인 문제가 찾아왔다. 팀의 모든 공격을 책임지니 체력 저하가 올 수 밖에 없다. 4세트에선 9득점 공격성공률 40.91%로 떨어졌다.

케이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5세트에도 12득점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마지막 실수가 한으로 남는 듯 했다. 5세트 21-21에서 케이타는 서브 범실을 범했고, 결국 곽승석의 블로킹까지 나오면서 패배가 확정됐다.

경기 후 케이타는 코트에 엎드려 펑펑 울었다. 동료들이 그를 둘러싸고 위로했지만 그의 눈물을 멈출 줄 몰랐다. 시상식 준비를 위해 코트 네트를 치우는 과정이 시작되는데도 케이타는 움직이지 않았다. 시상식 단상이 들어오고 나서야 케이타가 일어섰다. 하지만 벤치에서 다시 펑펑 울었다. 링컨이 다가와 위로하기도 했다.

첫 우승은 실패했지만 케이타가 V리그에 남긴 인상은 확실했다.

KB손해보험 케이타(동그라미 안)가 9일 챔피언결정전 패배 후 코트에 엎드려 울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KB손해보험 케이타(동그라미 안)가 9일 챔피언결정전 패배 후 코트에 엎드려 울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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