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싸는 MZ은행원…그들이 인터넷 은행으로 가는 이유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김상준 기자, 이사민 기자 2022.04.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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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인터넷전문은행 5년, 금융을 바꾸다(下)

편집자주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된 지 꼭 5년이다. '기대반 우려반'으로 출범했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금융 일상의 시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금융산업의 비대면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다섯 살이 된 인터넷은행의 혁신 시도가 바꾸고 있는 금융시장의 변화상을 들여다본다.

'신의 직장' 은행문 박차고 카뱅·케뱅·토뱅 가는 MZ 은행원
카카오뱅크 임직원수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카카오뱅크 임직원수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카카오뱅크 경력 합격자 연락 왔나요?"

인터넷전문은행이 대규모 채용 문을 열 때마다 은행원들이 모인 앱(애플리케이션)이 들썩인다. 문의글 작성자는 모두 내로라하는 대형 시중은행 직원이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은행원은 '신의 직장'으로 통했던 대형은행을 스스로 나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이동' 중이다.



6일 머니투데이가 대형은행에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비상장 (9,600원 0.00%), 토스뱅크 3곳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직한 은행원 5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들은 사내 분위기, 조직문화, 업무방식 등 면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봉, 복지 면에서도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은행원 연봉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은행권 최고 수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카뱅 임직원 평균보수는 1억5300만원으로 고연봉 은행으로 손꼽히는 한국씨티은행(1억2000만원), KB국민은행(1억1000만원)을 앞질렀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영향이 더해진 결과다.



특히 개발자 등 디지털 인력의 연봉 만족도가 높았다. 지난해 카뱅으로 이직한 개발자 A씨는 "시중은행에서는 연공서열에 따라 호봉의 한계를 넘어서기에 한계가 있었는데 현 직장에서는 연차, 경력에 상관 없이 올해의 성과, 수행한 프로젝트 자체로 평가받기 때문에 연봉 만족도가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로는 경직된 분위기, 안정을 추구하는 문화 등을 들었다. 2018년 카뱅으로 적을 옮긴 B씨는 "안정적이어서 새로운 도전이 어려웠다"며 "누군가가 장점으로 말하는 '안정'이 나를 떠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선배들, 팀장, 부장이 '은행이 몇 년 안에 카뱅 혁신을 금방 따라잡을 것'이라며 만류했지만 그 '몇 년'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시중은행에서 토스뱅크로 이직한 C씨는 "출시하는 상품, 서비스가 은행마다 비슷해서 뭘 내놓아도 후발주자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며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 갈증이 해소됐다"고 했다.


조직문화, 분위기 면에서도 기존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사이 큰 차이를 보였다. 기존 은행도 보수적인 문화를 벗어나 유연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복장과 호칭을 자율화하는 등 애쓰고 있지만 단번에 바뀌기 어려워서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반바지 차림의 직원을 마주하는 일이 예사다. 카뱅은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케이뱅크과 토스뱅크는 '님'으로 호칭한다.

지난해 카뱅에 경력으로 입사한 D씨는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하라기에 고심해서 셔츠와 면바지, 단화를 샀는데 출근 첫날 만난 청바지, 운동화, 모자 차림의 직원들을 보고 괜한 쇼핑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호칭과 관련해서는 "감히 '팀장님'의 이름을 부를 수 없어 한동안 호칭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대화를 시작하곤 했다"고 했다.

이직 후 업무 면에서도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해 케이뱅크로 이직한 E씨는 "과거에는 일을 하면서도 조직생활이 먼저였는데 지금은 업무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해졌다"며 "그러다보니 업무가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후 지금까지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통해 시중은행 인력을 끌어들였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거듭된 세 자리 수 공개채용으로 몸집을 불렸다. 2017년 7월 출범 당시 300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지난달 말 기준 1172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은행은 점포 수와 함께 인력도 줄이는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서비스가 많은 만큼 인력이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새 정부, 대출규제 완화·디지털 방점…인터넷은행, 본격 성장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뉴스1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뉴스1
새 정부가 '대출규제 완화'와 '디지털'에 방점을 찍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업계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인위적으로 막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겸영·부수 업무를 공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출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최대 80%까지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LTV 등으로 생애 첫 주택을 마련코자 하는 국민에게 정부가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며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인수위는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부분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짐 싸는 MZ은행원…그들이 인터넷 은행으로 가는 이유
대출규제 완화가 가계대출 총량규제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대출 규모가 훨씬 작은데도 비슷한 수준의 총량규제를 적용받았다. 토스뱅크가 출범 9일 만에 대출 영업을 종료한 것도 총량규제 때문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총량규제는 법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새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사라진다"며 "대출 증가율을 일률적으로 묶을 게 아니라 특히 인터넷은행은 성장 속도을 보고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사실상 '강제'하는 관리 체계도 개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2023년말까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30% 이상 확대하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비중이 아니라 공급 금액 규모 중심의 관리로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대출 비중을 관리하게 하면 고신용자 대출을 틀어막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 중심으로 대출을 내준 정황이 있었지만, 금융당국 지적 이후 모든 은행이 중저신용 고객에 집중했다"며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완료하는 등 이미 1.5금융으로 포지셔닝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둬도 중저신용 대출 규모가 크게 줄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산업혁신을 강조하고 있어 인터넷은행이 금융혁신의 아이콘으로 디지털 관련 업무를 더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인터넷은행 고위 관계자는 "빅테크는 '은행화'하는데 은행은 빅테크처럼 될 수가 없다"며 "인터넷은행이 되자마자 오히려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 셈인데, 은행이 할 수 있는 겸영 업무나 부수 업무 범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은행 겸영 업무는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은행 겸영 업무 확대는 추진 중이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롤러코스터 타는 카카오뱅크…'尹 대표 수혜株' vs '고속성장 끝'

/사진=김다나 디자이너/사진=김다나 디자이너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세가 심상찮다. 상장 전후로 긍정적 전망이 쏟아졌던 것과 달리 시장 평가도 엇갈린다.

시무룩한 '카카오뱅크'…실적도, 주가도 ↓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 (21,000원 ▼250 -1.18%)는 전 거래일 보다 1450원(2.91%) 떨어진 4만8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번 달 들어 4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에서 강한 긴축 예고 발언이 나오면서 같은 섹터에 속하는 KB금융 (77,500원 ▼800 -1.02%), 신한지주 (46,000원 ▼200 -0.43%), 하나금융지주 (58,400원 ▼100 -0.17%), 우리금융지주 (14,160원 ▲210 +1.51%) 등이 오름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금리 인상기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인 카카오뱅크의 행보는 실망스럽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6일 공모가(3만9000원)의 2배에 가까운 6만9800원으로 상장 첫날을 마쳤다. 비록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두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를 치는 것)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8거래일 만에 9만44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랬던 카카오뱅크가 지난 연말부터는 쭉 내리막세다. 올해 들어 카카오뱅크는 18%가량 하락했다. 지난 1월28일에는 공모가 수준에 불과한 3만9550원을 찍었다. 현재는 5만원 박스권 안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금융주 1위'라는 타이틀도 KB금융 (77,500원 ▼800 -1.02%)에 내줬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한때 9위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4위(6일 기준 시총 23조원)까지 밀렸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약세를 보이는 원인 중 하나로는 지난해 4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한 실적이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4분기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직전해 동기 대비 각각 57.6%, 30.2% 증가한 520억원, 362억원으로 집계돼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카뱅의 미래는?…"상승 여력 제한적" vs "尹 정부서 가장 많은 수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카카오뱅크 오피스 모습 /사진제공=뉴스1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카카오뱅크 오피스 모습 /사진제공=뉴스1
카카오뱅크에 대한 시장 시각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목표주가 4만7000원과 투자의견 '보유'(hold)를 제시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브랜드 파워와 안정적인 자본 조달,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한계가 없는 고속 성장의 가도를 달려왔다"면서도 "현재는 가계대출시장의 성장 제한, 중신용대출 비중, 규제의 정상화 등으로 제약조건이 생기는 구간에 처음으로 직면했다"고 했다.

이어 "2022년 이후 고성장을 기대하며 중장기 가치를 반영해 5년 목표 PBR(주가순자산비율) 2.6배를 제시하지만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또 케이뱅크가 영업을 정상화하고 신규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해 경쟁자가 출현한 상황에서 대체재 성격인 인터넷은행 간의 침투(penetration)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선출로 주택시장 활성화 기조에 따른 대출 규제 완화가 예상된다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누적 약정 금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대출 대상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목표주가 6만원과 '매수'(buy) 의견을 제시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711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순이자마진(NIM)은 중금리대출 성장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원화대출채권은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전분기대비 소폭 높은 3.5% 성장을 예상한다"면서도 "신용대출은 고신용자대상 신규 대출 중단으로 인해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 했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 5만7000원과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 의견을 내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가 금융안정에서 주택시장 활성화 중심으로 정책기조를 변경한다면 동사가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순이익을 각각 20%, 48%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금융안정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하고 주택시장 부양을 위해 모든 대출 규제를 완화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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