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티빙(왼쪽)은 인앱결제를 적용하고 이용권 가격을 15%가량 인상했다. 플로(오른쪽)는 인앱결제와 인앱 3자결제를 모두 도입했다. 무제한 듣기+오프라인 재생 정기결제 상품의 경우 부가세를 포함해 인앱결제 시 13750원, 인앱 3자결제는 11900원이다. /사진=앱 캡처
"일단 구글 정책 바뀌어야"…콘텐츠 업계, 상황 주시 중
음원 플랫폼 중에서는 플로(FLO)가 지난달 말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이용권을 구매할 경우 평균 14%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고 밝힌 상태다. 네이버웹툰·시리즈·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코미코·리디 등 웹툰·웹소설 앱은 구글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6월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언젠간 마주할 미래'였다 구글의 행보는 사실 예고된 것이었다. 구글이 게임 외 다른 앱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공짜 전략'을 쓴 것은 2008년 당시 앱마켓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애플을 뛰어넘기 위해서였다.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를 30%로 정한 것은 애플이 먼저였다. 당시만 해도 앱마켓은 전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이었고, 앱 개발사들은 애플이 제공한 개발자 키트를 활용해 앱을 만들고 글로벌 고객과 마주할 수 있었다. 수수료 30%가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애플보다 1년 여 늦게 앱마켓을 연 구글은 플레이 중 신속한 결제가 필요한 게임 서비스 외의 다른 앱에는 자체 결제를 허용하고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이 선점한 수많은 앱 개발자와 이용자를 끌어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제 구글의 전세계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돌게 됐고, '유료화'는 필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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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콘텐츠 업계는 '구글 탓'을 하며 늘어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떠넘길 뿐 별다른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글 눈치를 보느라 인앱결제 대신 기존 가격이 유지되는 PC 등 웹사이트에서 결제하라고 적극적으로 안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구글이 "이용자에게 앱 외부에서 디지털 상품을 구매하도록 독려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밝히고 있어서다.
가격 경쟁력 약화는 머지 않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콘텐츠 기업 관계자는 "OTT, 음원, 웹툰 등은 얼마든지 대체 서비스가 많다. 수수료를 핑계로 가격을 무턱대고 올리면 단기적인 이익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고객층이 합리적 가격의 유사 서비스로 떠날 경우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콘텐츠 업계의 근본적인 경쟁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의 앱마켓 선택지가 넓지 않기 때문에 계속 끌려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국내 앱마켓을 적극 육성해 글로벌 기업 독점형태인 앱마켓 시장에 경쟁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