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바 회장 요트도 압수"…유럽, 러 재벌 요트 13척 억류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4.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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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된 요트 가치만 22억5000만달러

스페인 정부가 4일(현지시간) 미국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의 초호화 요트를 압수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올르가르히 관련 스페인에서 이뤄진 4번째 압수 사례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 집행을 위해 지난 3월 구성한 태스크포스(TF)의 첫 압수사례이기도 하다.

미국-스페인 공조로 압류된 러시아 억만장자 빅토르 벡셀베르크의 초호화 요트 '탱고' /사진=블룸버그미국-스페인 공조로 압류된 러시아 억만장자 빅토르 벡셀베르크의 초호화 요트 '탱고' /사진=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FT)·CNN·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법무부는 이날 러시아 올리가르히 빅토르 벡셀베르크가 소유한 높이 255피트(약 77.724m) 규모의 초호화 요트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요트의 가치는 9000만유로(9900만달러, 약 1199억8800만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법무부는 성명에서 "범죄 행위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부당한 전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도 스페인 당국이 마요르카섬 팔마항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협력해 벡셀베르크의 요트 '탱고'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특히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탱고 압수는) 우리 TF가 러시아 정권과 밀접한 제재 대상자의 자산으로 처음으로 압수한 사례로,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의 부당한 전쟁을 돕는 모든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자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달 러시아 주요 정부관리와 신흥재벌 자금을 추적, 몰수하기 위한 TF '클렙토캡처'(KleptoCapture)를 출범했다. 이 TF는 FBI, 국세청(IRS), 연방보안청, 연방우체국의 자금세탁, 세금집행 및 국가안보조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러시아 신흥재벌 빅토르 벡셀베르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사진=AFP러시아 신흥재벌 빅토르 벡셀베르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사진=AFP
에너지·광업 부문 자회사를 보유한 그룹 '레노바'를 이끄는 벡셀베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 2018년 미국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 또 지난 2011년 호화 요트를 산 뒤 요트 소유권을 숨기고, 미국 은행 관련 금융거래에 대한 감독을 피하고자 다수의 유령 회사(shell companies)를 이용한 혐의로 미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미국, EU 등 서방진영은 푸틴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을 비롯해 신흥재벌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부동산, 사치품 등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부과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억류된 러시아 올리가르히의 호화 요트는 13대이고, 그 가치는 22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압류된 요트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에 있다. 스페인은 지난 3월 일주일 동안에만 러시아 주요 정치인들의 소유로 추정되는 호화 요트 3척을 압수했다. 영국도 지난주 런던에서 5000만달러 상당의 러시아 소유 호화 요트를 억류했다. 독일 함부르크에는 러시아 철강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트의 6억달러가 넘는 요트 '딜바'가 정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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