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더 담았다…동학개미 '멘토' 존리·강방천이 주목한 '이것'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04.0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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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왼쪽)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오른쪽)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왼쪽)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오른쪽)


동학개미의 '멘토' 존리 대표와 강방천 대표가 하락장에서도 오히려 성장주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성장하는 기업'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해 왔던 투자 철학이 실제 포트폴리오에도 반영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존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과 강방천 대표의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16일 동시에 액티브 ETF를 시장에 선 보였다.



메리츠자산운용은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와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를 내놨다. 에셋플러스의 ETF는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와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다.

동학개미운동을 거치며 개인 투자자들의 '구루'로 떠 오른 두 사람이 같은 날 동시에 액티브 ETF를 출시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평소 두 사람이 유튜브와 방송 등에서 공통적으로 '지속적인 투자'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 등을 강조해 왔던 터라 두 ETF가 어떤 종목을 담았는지, 시장 대비 어떤 성과를 거둘지가 관심사였다.



두 회사가 내 놓은 4종의 ETF는 시장 수익률 초과를 추구하는 ETF답게 상장 이후 지금까지 수시로 종목 구성에 변화를 줬다. 여러 종목의 변화가 있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성장' 이었다.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의 비중을 늘리고 성장성이 떨어진 기업은 매도했다.

존리의 'MASTER ETF' SK텔레콤·스퀘어 집중 매수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메리츠자산운용의 ETF 2종이 공통적으로 매수 비중을 늘린 종목은 SK텔레콤 (50,100원 ▼600 -1.18%)SK스퀘어 (76,100원 ▼7,600 -9.08%)다. 상장 초기에는 비중이 전혀 없었지만 현재 '테크미디어텔레콤'는 1CU(ETF 발행 단위)당 SK텔레콤 400주(4.85%), SK스퀘어 200주(2.33%)를 보유 중이다. '스마트커머스'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를 각각 200주(2.43%)와 230주(2.69%) 보유했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산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그 동안 성장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셋톱박스 사업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엔터프라이즈 사업과 미디어 사업은 연평균 32%, 15% 성장이 예상된다.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한 SK스퀘어는 SK그룹의 중간 지주사로서 신사업 발굴과 투자에 적극적이다. 최근 자회사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자회사들의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로 신성장 사업에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자산운용 비중을 줄인 종목은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 CJ CGV (5,790원 ▲70 +1.22%), 한미반도체 (136,400원 ▼6,200 -4.35%), 솔브레인홀딩스 (47,050원 ▼2,050 -4.18%), 카페24 (15,190원 ▼660 -4.16%), 더존비즈온 (54,700원 ▼2,200 -3.87%), 카카오 (48,600원 ▼500 -1.02%) 등이다. 이견은 있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부족하거나 최근 성장성이 다소 둔화한 기업이라는 평가다.

종목 변화는 성과로 나타났다. 상장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테크미디어텔레콤'는 -7%, '스마트커머스'는 -6%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8% 하락 것은 감안하면 양호한 성과다. 비교지수 대비로는 각각 1.89%, 7.49% 초과 수익을 냈다.

강방천의 에셋플러스, 테슬라 비중을 늘린 이유는?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에셋플러스 역시 성장이 주요 테마다. '코리아플랫폼'이 비중을 크게 늘린 종목은 디어유 (26,450원 ▼450 -1.67%), 이마트 (60,500원 ▼700 -1.14%), DB하이텍 (41,100원 ▼850 -2.03%), CJ ENM (73,700원 0.00%), 에프앤가이드 (7,580원 ▲170 +2.29%) 등이다. 연예인과 팬의 소통 플랫폼 역할을 하는 디어유는 팬더스트리(팬덤+인더스트리) 산업 확대에 따른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다.

DB하이텍은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 따른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산업의 성장, CJ ENM은 티빙과 고유 IP(지적 재산권)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반면 SK와 LG유플러스 등 방어주 역할을 했던 종목은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량 매도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플랫폼'에서 가장 비중이 늘어난 종목은 테슬라다. 상장 초기 비중은 8.5%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태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국내운용본부장은 "테슬라는 제조업 기반의 자동차 산업이 OS 기반의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전환하는 초입에서 선도자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앞으로 성장 여력은 더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에셋플러스가 주목하는 포인트는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적절히 매칭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주목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채용 정보 플랫폼인 원티드랩 (6,900원 ▼180 -2.54%)과 집리크루터다. 국내 기업인 원티드랩은 '코리아플랫폼'에서 가장 높은 비중(9.09%)을 차지한다. 미국 구직플랫폼인 집리크루터는 지난해 '글로벌플랫폼'에서 신규 편입(2.52%)한 이후 현재 비중이 4%로 늘었다. 두 기업 모두 기업과 구직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면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 본부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성장하는 기업은 매출이 성장하면서 플랫폼의 가치가 더 확대되는 기업"이라며 "현재는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기업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탓에 상장 이후 두 ETF의 하락폭은 더 컸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이후 반등장에서 '코리아플랫폼'은 7%, '글로벌플랫폼'은 18.2%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5.2%)나 S&P500(7.5%) 대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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